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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2 NC Dinos

    “그 수비, 실화냐?” 재미있는 야구를 꿈꾸는 남자, 김준완 선수 인터뷰

    다이노스 크리에이터 허정윤 님과 변지연 님이 '수비 요정' 김준완 선수를 만났습니다. 지금부터 만나 보실까요~?

    등번호 1번의 사나이. 매 경기 선발로 나서지는 않지만 하이라이트 영상 한 꼭지를 꼭 차지하는 선수.

    먼지 툭툭 털며 무표정으로 일어나는 그를 두고 호들갑을 떠는 건 캐스터와 해설자의 몫, 그리고 환호하며 기뻐하는 건 우리들의 몫이다.

    찔러도 웃음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무뚝뚝한 남자 김준완.

    8월 26일 토요일, 기아와의 중요한 일전을 앞둔 하늘이 맑은 날. 마산에서 그의 얼굴에 웃음을 띄우기 위한 아무말대잔치가 시작되었다.

    Q. 팬 분들과 매일 오후 6시 반이 되면 네이* 스포츠 중계화면을 켜는 엔씨소프트 사우 분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 드린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시합에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후반기에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런 선수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

    Q. 1번인데, 등번호에 담긴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어릴 적부터 그런 숫자를 좋아했다. 야구 쪽에서는 에이스를 칭하는 숫자여서, 항상 최고가 되자 라는 의미에서 달았는데, 프로에 와서 이렇게 빨리 달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줄은 몰랐다.

    Q. 시즌 초반에는 리드 오프 역할로 잘 나왔었고, 후반 타순도 잘 소화하는 것 같은데. 어느 쪽이 조금 더 편하고 자신 있는가?

    A. 어릴 때부터 1번을 많이 쳐서 1번이 편하기는 하다. 하위 타순에 가면 심적으로는 편한데 타순이 잘 안 돌아온다. 뛰면서도 약간 좀…심심하다고 할까? 1회에 벤치에 있고 하다 보니 시합에 안 나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Q. 긴장감도 좀 떨어지고?) 네, 그런 면에서는 후반 타선 보다는 앞쪽이 좋은 것 같다.

    Q. 감독님이 따로 칭찬까지 하실 정도로 선구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데. 영업 기밀일 수도 있겠지만, 이에 대한 비결이 있다면 말해 줄 수 있는지?

    A. 나만의 (공을 보는) 존이 생긴 것 같다. 요즘에는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져서 초반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기는 했는데, 지금은 다시 좀 적응된 느낌이다.

    Q. 우투좌타 선수인데, 원래 왼손으로 타격하는 선수였는지?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인지 궁금하다.

    A. 야구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코치님께서 ‘달리기가 빠른 선수들은 왼 손으로 타격하면 더 유리할거다’ 라는 조언을 해 주셨다. 그래서 처음부터 왼손으로 타격을 했다.

    Q. 보통 오른손잡이였다가 방금 이야기한 유리한 조건 때문에 좌타로 중간에 바꾸는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당시 선생님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신 것 같다.

    A. 그 때 당시는 왼손 타격으로 바꾸는 것이 대유행이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Q. 이번엔 정말 중요한 질문인데. 김준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수비를 잘했나? 태어났을 때부터?

    A.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닌데, 학교 다닐 때부터 그런 플레이를 즐겨 했던 것 같다. 일부러라도 하기도 하고. 계속 그렇게 하다 보니 수비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다.

    제목 그대로, 좌익수는 걱정하지 마!

    Q. 어제 (8/25(금) KT전) 경기에서도 어마어마한 타구를 잡아낸 걸 봤다. 그거 잡으러 갈 때 무슨 생각 하면서 뛰는지?

    A. 못 잡아도 어차피 2루타, 라고 생각하면서 뛰었다.

    Q, 그 짧은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신기하다. 또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 그렇게 뛰고 나면 아프진 않은가?

    A. 아프다. 그 날은 아픈데 자고 일어나면 그 다음 날은 더 아프다. 교통사고 당한 느낌이다.

    눈가가 촉촉해진 인터뷰어의 뒷모습

    Q. 요즘 거의 하루에 한 번씩 뛰던데…(안구 촉촉) 그리고 그렇게 수비를 성공하고 나면 환호할 법도 한데, 항상 무표정한 것 같다. 기분이 실제로 어떤가?

    A. 특별히 좋다기 보다는 그냥 ‘잡았구나’ 한다. 외야에서 세러모니 하면 그게 더 없어 보이지 않은지. (무덤덤)

    Q. 육성선수로 뽑혀서 현재 1부 리그 경기에 출장하게 된 지금까지, 본인을 계속 노력하게 만들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A. 처음에 주목 받지 못한 선수였는데 1부 리그 경기에 출장하고, 팬 분들이 이름을 불러 주시고 조금씩 알아봐 주시니까 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우리 팀에 민우나 성범이형 같은 사람들 보면서 정말 야구가 재미있겠구나, 저렇게 야구를 잘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한다.

    Q. 고3때까지는 투수도 병행했다고 들었는데 그 때의 경험이 타자로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A. 아마추어 때라서….별로 영향은 없다. (단호)

    Q. 돌발 질문! 단디가 좋은가, 쎄리가 좋은가? 누군지는 아는가?

    A. 누군지는 아는데….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단디가 더...아니, 쎄리가 더 좋다.

    Q. 올해의 목표는 어떤 것인가?

    A. 제일 큰 목표는 우승이고 개인적인 목표는 지금은 없는 것 같다. 우승을 위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작년보다 피부가 많이 좋아졌는데. 혹시 뭔가 비밀이 있는지?

    A. 주위 사람들이 다 어디 피부과 다니냐고 물어보는데, 피부과는 안 다녔다. 화장품을 바꿨는데 한 번에 효과를 봤다. 라*포슈제라고.

    Q. 비싼 프랑스 껀데.

    Q. 자유 시간에 PC방을 간다고 봤는데. 요즘에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A. 즐긴다기 보다 시간 때우러 간다. 친구들이 하는거 따라해 보고. 힘들어서 집에 금방 온다.

    Q. 마산의 명소나 맛집 한 군데씩 추천해줄 수 있는지?

    A. 명소는 잘 안 돌아다녀서 모르겠고…맛집은 합성동에 있는 곱창전골집을 꼽고 싶다. 상호명은 모르겠다. 맛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기다리기 싫은 마음에 못 먹고 올 때도 많다.

    Q. 상호가 기억이 안 난다니 아쉽다. 점심 때 가봐야 하는데…(시무룩)

    Q. 엔씨에서 플레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는지?

    A. 저한테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1군에 처음 올라가서 데뷔전 치렀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또 하나를 꼽자면 작년에 한국 시리즈를 갔을 때.

    Q. 그 날은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 생생하게 기억이 많이 난다. 1차전이 참 많이 아쉬웠다. 또르르…

    Q. 나중에 엔씨 팬들에게 나는 어떤 선수였다, 라고 기억되고 싶은가?

    A. 그라운드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팀에 필요했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Q. 마지막 질문인데. 구단주 님께 한 마디 해주세요.

    A. 시즌 끝나고 두둑한 보너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그라운드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선수.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 팀에 필요한 선수. 그는 이미 기억되고 싶은 그 모습에 많이 가까워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 재미있는 야구가 기다리고 있는 그 곳에 닿을 때까지.

    인터뷰: 허정윤, 영상 촬영/편집: 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