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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버메트릭스를 기반으로 야구 경기를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야구 데이터 분석’!

이번 편에서는 주로 이닝을 단위로 하는 투수의 비율 지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00이닝에서 50개의 삼진을 잡은 투수 A와 50이닝에서 35개의 삼진을 기록한 투수 B가 있다면, 어떤 투수가 더 우수한 탈삼진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서로 샘플 사이즈가 다르므로, 일정한 단위로 환산하여 비율을 비교해야 할 것입니다. 투수의 능력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 가장 흔히 쓰이는 단위는 역시 이닝이겠지요.

그것도 이왕이면 한 경기(=9이닝)에 몇 개 정도의 삼진을 잡는지를 표기하면, 좀 더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9이닝당 삼진 개수를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지난 연재에 나왔던 ERA와 똑같은 식입니다. 다만 ER 대신 K가 들어가 있을 뿐이지요.

위의 예를 다시 본다면 A의 K/9는 4.5이고 B의 K/9는 6.3이므로, B가 삼진을 더 잘 잡는 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진과 동일하게, 9이닝당 평균 볼넷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K/9와 BB/9는 ERA와 함께 투수의 가장 기본적인 지표로 널리 쓰이고 있지요.

그런데 고의사구는 투수의 능력과 관계없이 벤치의 판단에 의해 나오는 것이므로, 제외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율을 계산할 때 희생번트를 제외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계산식은 아래와 같은 형태가 되겠지요.

고의사구가 아닌 사구를 NIBB(Non-Intentional Base on Balls) 혹은 좀 더 간단히 nBB라고 쓰는데요.

이렇게 nBB를 이용해서 BB/9를 계산한 경우에는 혼선을 막기 위해 따로 ‘(단, 고의사구 제외)’와 같이 주석을 달아주곤 합니다.

피홈런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계산합니다.

2017년 KBO 리그의 투수들은 총 12,781이닝을 투구하였고, 1,547개의 홈런을 허용하였습니다. 위공식에 넣어 보면 HR/9는 1.09입니다. 즉 9이닝당 1.09개꼴로 홈런을 허용한 것이지요.

그런데 2012년 KBO 리그의 기록을 보면 9,498이닝에서 615개의 홈런이 나와 HR/9는 0.58에 불과했습니다. 5년 사이에 9이닝당 피홈런 비율이 무려 87%나 증가한 것이지요.

짧은 기간 안에 급격하게 타고투저(打高投低)의 리그가 된 것에는 이렇게 홈런이 급증한 배경이 있답니다.

피안타 비율도 똑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K/9나 BB/9, HR/9와 달리 H/9는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자주 쓰이지는 않습니다.

안타를 얼마나 많이 허용하는가는 투수 본인의 능력 외에도 다른 요소들에 의해 많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별도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

흔히 ‘볼삼비’라고 표현하는, 삼진과 볼넷의 비율입니다.

계산 방법은, 이보다 더 쉬울 수 없습니다!

BB/9와 마찬가지로 BB를 nBB로 대체하면 조금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삼진을 많이 잡고 볼넷을 적게 내주는 것은 투수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K/BB가 우수한 투수는 ERA가 우수할 가능성도 높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홈런을 많이 허용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

2017 시즌 KBO 리그의 리그 평균 K/BB는 2.2이고, BB 대신 nBB를 사용하면 2.3이었습니다. 2012 시즌의 경우 K/BB는 1.8, K/nBB는 1.9였습니다.

2012 시즌에 비해 2017 시즌의 볼삼비가 더 투수에게 유리하지요?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피안타율이 0.258에서 0.286으로 3푼이나 증가하였고요.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피홈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기에 리그는 타고투저의 양상을 띠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기타 다른 비율 지표들을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