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둘러싼 문화적 환경을 깊이 탐구하고 그 속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발견하는 실험적 아트 플랫폼
엔씨 아트 프로젝트는 게임을 가상과 현실이 연결된 일종의 문화 환경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게임이라는 거대한 환경이 생겨난 근원과 그 안에 담긴 철학을 재해석해 예술적 형태로 실체화하는 시도이자, “게임 아트”라는 예술의 한 장르로서 가능성을 모색하는 실험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재창조한 예술이 다시 개발에 영감을 주는 창조의 선순환을 만들고자 합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양민하 작가의 ‘차원의 혼합(Mixed Dimension)’입니다. 엔씨의 게임 속 세계관과 교감하는 미디어 아트를 선보입니다. 게임을 둘러싼 문화의 형태적 재해석이 어떤 새로운 교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이 실험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게임에는 세계관이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허구이지만 실존하는 세상이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자신이 존재하는 이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한다. 게임의 어떤 속성이 허구의 세계관과 유저의 자연스러운 접점을 형성하는 걸까.
이 프로젝트는 게임이라는 복잡한 개념과 그 근원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는 게임을 가상과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거대한 문화적 환경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 배경을 깊이 고민하고 가상과 실재의 전이 과정을 그려낸 시도이다.
‘차원의 혼합(Mixed Dimension)’은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게임 데이터부터 게임 속 세계관, 유저와의 상호 작용, 가상과 현실 등 게임을 둘러싼 문화적 환경을 조명하고 이를 다양한 미디어 아트의 형태로 구현한다. 표면적인 시각 효과와 인터랙션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그 안의 메시지까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NC THE WORLD –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비주얼 아트
첫 번째 섹션인 ‘NC THE WORLD’는 게임에서 누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엔씨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데이터 시각화 영상이다.
게임에서 일어나는 유저의 경험은 모두 데이터로 누적된다. 캐릭터의 생성과 성장의 경험에서 파티, 혈맹, 전투 등 유저 간의 관계에서 오는 경험까지. 가상세계와 현실을 넘어 연결된 유저 간의 다채로운 네트워크와 여기서 누적된 데이터는 그 자체로 엔씨의 살아있는 역사를 상징하며 또한 정체성을 환기시킨다.
‘NC THE WORLD’는 약 1억 8천만 개의 데이터를 시각화하면서 심미적인 표현에 집중한다. 과거부터 누적된 데이터는 거대한 파형과 군집을 만들어 내고 이들은 화면 전체를 채워 나가며 엔씨의 규모를 보여주는 유니버스를 형성한다.
각각의 유니버스 안에는 게임 유저 간의 관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복잡계가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발생시킨다. 기존의 것과 새롭게 발생된 상호작용은 서로 밀집하면서 거대 유니버스를 생성하고, 일련의 과정은 엔씨의 정체성을 환원하는 총체적 절차를 표현한다.
게임 유저간의 관계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복잡계
THE ORIGIN – 세계관의 근원을 탐구하는 시도
두 번째 섹션인 ‘THE ORIGIN’은 게임 그래픽스의 3차원 시각 표현 역사에서 대표적인 문화현상으로 언급되는 데모씬(Demoscene)을 계승하는 작품이다. 데모씬(Demoscene)은 컴퓨터 게임을 수학적인 시각 놀이 문화로 바꾼 게임 개발의 중요한 서브 컬처 개념이다.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데모씬 그룹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학적, 시각적 표현 시도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런 시도들은 그래픽스 엔진의 실시간 표현이나 3D 애니메이션의 특수효과 기술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THE ORIGIN’ 은 데모씬에서 주로 사용되는 프랙탈 알고리즘과 실시간 렌더링 알고리즘을 추상화해 게임 개발과 게임 문화의 본질, 그리고 그 근원에 있는 수학적 탐구를 보여주고자 했다.
EVOLUTION – 진화하는 가상세계로의 탐험
세 번째 섹션 ‘EVOLUTION’ 은 공진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이다. 공진화는 인간과 도구(기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 진화를 이룩한다는 과학 철학 이론의 개념이다. 게임은 인간이 만든 도구가 어떻게 인간의 문화적 행태를 변화시키고, 또 그에 영향을 받은 인간이 다시 어떻게 도구의 진보를 이룩하는지 아주 잘 확인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에서 맥락을 함께 한다.
‘EVOLUTION’은 게임과 게임, 플레이어와 플레이어, 그리고 게임과 플레이어 간의 유기적인 하이퍼 점프(Hyper-Jump)를 상징하려는 시도이자 표현이다. 작품 안의 공간은 빠르게 전이되고 왜곡되어 옮겨가고, 점과 면으로 분해되어 본래의 화소를 재구성한다. 이 과정은 진화하는 게임의 가상 현실을 표현한다.
하이퍼 점프(Hyper-Jump)를 통한 공간 전이과정
COEXISTENCE – 사용자와 캐릭터의 상호작용
‘COEXISTENCE’는 존재와 동시에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이야기한다. 사용자와 가상의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다면적으로 엮이고, 이 연결되는 방식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화면 속에선 엔씨의 게임 캐릭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개체가 생성된다. 이들은 캐릭터 속성에 따라 특유의 움직임이 발생하며, 다른 차원에서 온 개체와 서로 만나 또 다른 파장을 생성한다. 유기적으로 엮여가는 두 개체를 통해서 가상과 현실의 연결을 보여주고자 했다.
미디어 아트의 역사를 살펴보면 화자와 수용자가 뚜렷하게 분리된 상태에서 서로 간의 연결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많다. 이 작품에서는 화자와 수용자의 관계를 게임 유저와 캐릭터 사이의 관계로 해석했고 서로가 복합적으로 얽혀가며 하나로 연결되는 현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게임은 인터랙션과 리액션이 가장 활발하게 발생하는 매체다. 마지막 섹션인 ‘COGNITIVE SPACE’는 게임이 만든 가상세계와 직접적인 인터랙션을 경험할 수 있는 교감의 장소를 말하며, 엔씨의 판교 R&D센터 1층 로비에 설치되어 있다.
작품은 대기 모드와 인터렉션 모드, 2 가지의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기 모드에서는 엔씨의 가상 세계를 수많은 선의 움직임으로 재구성한 영상이 표출된다. 표면적인 이미지 효과보다는 이미지 너머의 이야기를 유추할 수 있도록 시적이고, 서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했다.
인터랙션 모드는 관람객과 직접적인 교감을 나눈다. 관람객이 스크린에 가까이 다가서면 가상 세계는 곧바로 교감을 시도한다. 배경 영상은 사라지고 게임 캐릭터들이 다가와 관람객과 인터랙션을 시작한다. 작품은 다가오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캐릭터는 먹처럼 퍼지며 관람객과 교감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짐을 반복한다.
이 작품에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붕괴되고 혼합되는 과정을 표현하되, 선과 잉크 같은 실재의 물성을 가상으로 옮겨와 온화하고 시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눈에 비치는 현실을 가상 안으로 흡입하여 그 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양민하 작가. 이번 ‘차원의 혼합(Mixed Dimension)’을 통해 엔씨가 전달하고자 하는 다차원적 세상의 창조와 공존에 대한 시적 내러티브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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