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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1.05 Technology Driving Change

    기술로 바다의 가치를 알린다, ProtectedSeas

    바다는 우리 일상과 아주 밀접합니다. 기후를 조절하거나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양 생태계를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보전하는 것은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바다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바다가 어떻게 보호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게다가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바다에서는 보호 구역을 명확히 하기 어렵고, 바다 한가운데에서 활동하는 배의 위치를 정확히 감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 여기에 기술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이런 딜레마를 오픈 데이터와 모니터링 기술로 풀어 보려는 단체가 있습니다.

    < Technology Driving Change > 시리즈는 기술을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엔씨는 기술이 사회에 이바지할 때 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기술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은 해양보호구역 지도 플랫폼을 개발해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해양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단체 ‘ProtectedSeas’입니다.


    바다를 위해 기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ProtectedSeas’

    ProtectedSeas는 Anthropocene Institute*에 속한 비영리 단체로 NOAA MPA Center(미국 국립 해양대기청 해양보호구역센터)와 민관 합작 파트너쉽을 구축하고 있다. Protectedseas는 바다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과 관련 정보에 접근하는 과정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며 대표적으로 해양보호구역을 표기한 전자 지도를 개발하거나, 해양보호구역의 선박 활동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프로젝트 등이 있다.

    * Anthropocene은 인류의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및 생태계 침범을 특징으로 하는 오늘날의 지질학적 시기를 뜻하는 신조어이다. Anthropocene Institute는 세계적인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정책 및 시장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육성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각 나라에서는 영해의 일정 구역을 해양보호구역(MPA: Marine Protected Area)으로 지정해 해양 생태계를 보호한다. 이 구역에서는 어업 활동부터 낚시나 스쿠버다이빙 같은 레크리에이션 활동까지 다양한 해양 활동이 단계별로 제한된다.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해양 생태계를 복원시키고 해양 생물의 종 다양성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지금까지 진행된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해양보호구역을 제대로 지키려면 무엇보다 바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보호구역인지, 이곳에서 어떤 활동이 허용되고 또는 제한되는지 알아야 한다. ProtectedSeas의 디렉터 Virgil Zetterlind는 “설립 초창기에는 더 현명하게 해양을 보호할 방법을 찾았다. 이를 위해 먼저 바다가 어떻게, 어디서 보호되고 있는지 파악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정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ProtectedSeas의 첫 번째 프로젝트를 위해 지리학자, 해양법 전문 환경 변호사, 데이터 엔지니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고, 함께 해양보호구역과 그에 관한 규정들을 담은 무료 공공 지도를 만들기 시작했다.

    전세계 해양보호구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MPA 지도’

    ProtectedSeas는 전 세계 해양보호구역의 규제와 규칙을 담은 디지털 지도를 서비스한다. 지도에는 각 나라의 해양보호구역 관련 규제 정보 외에도 어획 제한 여부 같은 해양관리지역(Marine Managed Areas) 정보도 담겨 있다. ProtectedSeas는 NOAA MPA Center(미국 국립 해양대기청의 해양보호구역센터)와 NGO(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비정부기구) 단체, 각국의 기관과 협력해 해양보호구역과 관련한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세계 각국의 해양보호구역 규정은 나라별로 다르다. 또한 규제 정도도 각기 다르다. ProtectedSeas는 각 지역의 주요 행위 제한 사항과 예외 조항 혹은 규제의 목적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Level of Fishing Protection(LFP) Score를 자체 개발해 1부터 5까지 점수를 매김으로써 보호 정도를 나라별로 비교할 수 있게 했다. MPA 지도에는 해양의 경계 구역이 표시되어 있는데, 사실 바다는 산림 지역과 달리 정확하게 지역을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경계 부분은 각 나라의 공식 정부 관리 기관 또는 신뢰할 수 있는 단체로부터 좌표를 제공받아 ESRI와 오픈 소스인 GIS 툴을 이용해 지도를 완성했다.

    [그림1] LFP Score 규정표

    [그림2] LFP Decision Tree : 위 과정을 통해 1부터 5까지 점수가 정해진다.

    MPA 지도에는 48개 국가의 해양보호구역 관련 규제가 포함되어 있으며, 공해지역이나 아직 MPA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어업 제한으로 보존 유용성을 제공하는 구역까지 관련 정보를 표준화된 프로세스로 정리해 제공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영어와 한국어를 포함해 총 13개의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컴퓨터 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림3] 검색을 통해 지도를 활용하는 방법

    연중무휴 해양보호구역을 감시하는 모니터링 기술, ‘M2’

    바다 위에서 이루어지는 불법 어획이나 제한 행위들을 24시간 내내 감시하기란 쉽지 않다. ProtectedSeas는 연중무휴 최대 5마일(약 8km)까지 해양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시스템 ‘마린 모니터 M2(Marine Monitor-M2)’를 개발했다. 상용 해양 레이더 하드웨어를 사용해 개발한 M2는 저렴한 가격에 유지와 관리가 쉽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컴퓨터나 모바일에서 쉽게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고 인터넷 연결 여부와 상관없이 해양에서 일어나는 모든 선박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그림4] 해안에 M2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

    특히 MPA 지도와 M2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전 세계 연안 16곳의 불법 낚시를 모니터링하고 문서화할 수 있다. 실제로 NGO와 정부 파트너는 M2를 통해 해양보호구역 내 선박 배회 활동 알림을 자동으로 전송받아 해양 단속 기관에 전달하고 있다. M2와 MPA 지도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해양보호구역을 더욱더 전략적으로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5] 해안보호구역에서 수상한 활동을 기록하는 M2

    [그림6-왼쪽] 레이더 데이터를 통하여 선박의 모든 어업활동을 기록한 데이터
    [그림7-오른쪽] 시스템에 전원이 연결되어 있는 한 인터넷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

    기술이 더 큰 변화를 꿈꾸게 하다

    ProtectedSeas의 프로젝트들은 해양을 보호하는 다양한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바다를 이용하는 어부나 관련 종사자들의 규제에 대한 인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여러 프로젝트로 누적된 데이터를 다양한 기관에서 활용하면서 그 유효성을 인정받고 있다.

    MPA 지도의 데이터는 IHO(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 국제수로기구)가 전자 해도에 해양보호구역을 표시하는 새로운 데이터 표준을 개발할 때 이를 테스트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또한 2015년 유엔에서 발표한 지구촌 구성원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가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발전목표’ 중 14번째 목표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대양, 바다, 해양 자원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각 나라의 해양 보호 수준과 진행률을 측정할 때도 사용되었다.

    M2는 현재 수십 개 정부 그리고 NGO에서 효과적인 해양 보존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중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설치된 M2는 보호지역의 불법 활동을 단속 기관에 알리는 것은 물론, 해양보호구역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M2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캘리포니아 해양보호구역의 효과적인 보존을 위한 규제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ProtectedSeas는 2022년까지 전 세계 모든 해양보호구역을 지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지체된 M2 배포를 곧 재개할 예정이며, 18개월 내에 설치를 완료해 불법 조업으로부터 해양을 보호할 계획이다. 또한 ProtecedSeas의 여러 프로젝트로 누적된 데이터는 해양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데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해양 보호 수준에 대한 첫 학술 논문이 <Marine Policy> 저널에 게재되었으며, 전 세계 해양 보호 지역의 규제 수준을 파악하고 표준화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해양 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확장하고,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한 ProtecetedSeas의 기술을 향한 도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ProtectedSeas의 활동을 통해 기술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우리가 그려나갈 미래의 모습은 어떤지, ProtecedSeas의 디렉터 Virgil Zetterlind 인터뷰에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링크

    * 엔씨는 2020년부터 ProtectedSeas에 우리나라의 해양보호구역 관련 데이터를 모아 전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