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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5.03 Visual

    블소 배경 원화 스토리 #4 비운의 원화 콜렉션

    블소 배경 원화는 원화가들을 갈아서(...)  탄생한 인고의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퀄리티가 훌륭해도, 게임 컨셉에 맞지 않거나 여러 다른 이유로 사용되지 못한 비운의 원화들도 있죠.

    이제는 말할 수, 아니 보여줄 수 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묻혀진 비운의 블소 배경 원화를 공개합니다.  ( ͡° ͜ʖ ͡°)


    비하인드 블소 월드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게임 업계 원화가 사람들의 흔한 넋두리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시안 원화만 모아도 게임 2~3개는 더 만들겠다!”

    초기 시안 단계에서는 수많은 시안 및 아이디어 원화가 그려집니다.  하지만 그중 최종 선택돼서 게임에 등장하는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죠.

    물론 선택받지 못한 원화 중에서는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나름 괜찮은 그림임에도  1) 게임 스타일에 어울리지 않거나 2) 데이터와의 싸움인 온라인 게임의 여건 상 원화대로 충실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그림이었거나

    혹은

    3) 선택권을 가진 분의 개취때문에 묻혀 버린 경우도 왕왕 있죠.

    이런 초기 시안 과정에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품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부터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초기 린족마을 시안 – 스타워즈 덕후가 이오크 마을에 바친 오마쥬

    시골 마을에 사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어느 날, TV에서 설날 특집 영화로 방영해 준 <스타워즈>를 보게 됩니다.

    어른들은 저런 유치한 만화 같은 걸 왜 틀어 주냐고 투덜대며 중간에 채널을 돌렸지만, 영화 속 정글에서 로봇과 싸우던 원주민의 이미지는 소년의 인생을 바꿉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6 엔도르 행성의 이오크 마을 배경

    레고로 구현된 이오크 마을

    어느덧 세월이 흘러 아저씨가 된 소년은 국내 굴지 게임 회사의 원화가가 됩니다. 그리고 자연을 벗삼아 사는 작은 종족에 대한 이야기가 그 앞에 주어졌을 때, 그는 마침내 그가 그토록 원했던 것(!!!)을 그릴 기회가 왔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구현 문제와 무협 세계관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벽에 부딪혀 숲과 어우러진  광대한 마을에 대한 아저씨의 꿈은 결국 시안으로만 남았습니다.

    초기 린족마을 배경원화 (2007)

    다만 ‘나무 위의 집들’이라는 컨셉은 게임 내 ‘안개숲’의 작은 지역에서 구현되었죠.

    수월평원의 안개숲 지역

    초기 영린봉 시안 - 거봉 온라인에 대한 전설

    대륙마다 종족의 근원이자 성지인 거대한 봉이 꽂혀 있다는 세계관이 있었던 블소 개발 초창기 시절, 개발실에선 게임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초기 영린봉 배경원화 (2007) – 이름 그대로 봉의 형태였습니다만

    결국 팀 내 상품이 걸린 게임 명칭 공모까지 했는데, 며칠 후 PD님의 전체 공지 메일.

    ‘공모 결과에 따라 우리 게임 이름은 ‘거봉(巨棒) 온라인’ 으로 정했습니다. 거대한 봉으로 세계가 지탱되고 있다는 우리 게임의 세계관을 가장 잘 표현한 명칭이기 때문입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여성 개발자  한 분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외쳤습니다. “봤어요? 우리 게임 이름 이걸로 하면 전 이 팀을 나가겠어요! ”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분의 일성은 열린 문틈 사이로  PD님 자리까지 들렸고, 잠시 후 ‘선정된 명칭에 대한 반응이 안 좋아서 철회하겠습니다(사실 농담이였습니다...).’ 라는 PD님의 수줍은(?) 전체 메일이 왔다는 전설이…

    충각단 함선 변천사 - 남은 건 우주전함 ver. 뿐?

    충각단 함선 디자인 변천사 (2008~2015)

    장장 8년 간, 4명의 원화가를 거쳐 픽스된 배 디자인입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결국 날아오르는…

    이것 또한 누군가의 어릴 적 로망이 실현된 결과물이겠지요. 이제 남은 건 우주로 날아가는 일 뿐이지 말입니다.

    초기 대사막 부상거목 시안 – 기획을 먹어 치우는 나무

    대사막 부상거목 배경원화 (2009)

    여기엔 괴담 아닌 괴담이 있습니다.

    이 나무는 지금은 말라 죽어 그루터기만 남아있지만, 과거 하늘을 받치던 거목인 ‘부상거목’ 이라는 지역의 랜드마크였죠.  3D 데이터로 제작된 나무였습니다.

    블소 클로즈 베타 테스트 까지는 이 지역이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오픈 베타 직전!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지역이 기획 통째로 사라지게 됩니다...

    대체 왜???

    오브젝트 자체는 매력적인 랜드마크 인지라 그 당시 개발자들은 나무를 그린 원화가에게 이런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건 그냥 버리기엔 아까우니 아마도 다른 지역에서 다시 랜드마크로 사용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1차 배치 : 대사막 부상거목 지역의 랜드마크 / 오픈 베타 전 부상거목 콘텐츠 및 지역 삭제

    2차 배치 : 부유도 천년정원 지역 랜드마크 / 부유도 오픈 전 천년정원 콘텐츠 및 지역 삭제

    3차 배치 : 파천성도 필드의 랜드마크 / 파천성도 오픈 전 필드 랜드마크 삭제

    으아미ㅓ하너린머히ㅏㄴㄹ!!!

    이 정도면 저주받은 원화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심기만 하면 해당 지역 기획이 통째로 사라지는 저주받은 나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심지어 구 백청산맥 예고 동영상에 잠깐 등장했을 뿐인데, 그로부터 1년 뒤  백청산맥 기획 전체를 리부트 시키기까지...

    결국 지금은 부유도의 구석에 특별한 의미 없는 오브젝트로 정착한 저주받은 나무. (덧붙임) 예전에 집 안에 말라 죽은 화초를 그대로 두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풍수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습니다만…

    초기 백청산맥 시안 – 어둠의 끝판왕 그림들, 어둠 속으로 묻히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블소 배경은  예쁜 배경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지만, 처음 시안 원화부터 예쁘고 화사했던 것은 아닙니다.

    너무나 다크했던 나머지 차마 선택의 벽을 넘지 못했던 시안 이미지를 공개합니다.

    초기 백청산맥 귀신의 숲과 천옥 시안 (2011)

    비록 선택되지는 않았지만 내부 개발자 게시판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여기서 반전 하나.

    블소 중국오픈 1주년 기념 케이크 오브젝트 원화 (2014)

    이 샤방한 케이크 원화 를 그린 사람과 위의 다크한 원화 그린 사람은? 네, 동일인물입니다.

    초기 백청산맥 포스터 – 유느님과 함께한 치킨박스 포스터

    구 백청산맥 포스터 (2013)

    리부트 전 백청산맥 업데이트 홍보용으로 그린 배경 포스터 입니다. 외부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아서 구글링을 해도 몇 장 나오지 않는 레어한 이미지입니다. 그 이유는,

    어느 날 팀장님이 백청산맥 홍보용으로 겁나 멋지구리한 배경 포스터를 하나 그려 보아라 미션을 주셨는데 원화가는 몇 주 간 로망을 활활 불태우며 인생 그림을 그렸는데 다 그린 그림을 들고 팀장님께서 AD님에게 자랑스레 보여드리니 AD님 왈 어 이번 백청산맥 포스터의 컬러톤은 백청산맥이 최초의 설원이라서 홍보 포스터들은 모두 파란색으로 통일하기로 말씀드렸는데 그거 원화가 분께 전달 안 해드렸나요?

     농담입니다.걍 웃기려고 붙인 거예요

    결국,

    당시 블소 백청산맥 홍보상품(치킨) 박스 아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강류시 앞에서 활짝 웃고 계신 유느님

    그래도 어떻게든 포스터 이미지가 쓰이게 되어 다행이라는 원화가의 심정을 전하며...이만 블소 비운의 원화 콜렉션을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 ͡° ͜ʖ ͡°)


    블소 비운의 원화 콜렉션, 재미있게 보셨나요?

    다음에는 블소 캐릭터 원화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기대 많이해 주세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