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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4 AION

    부활 그리고 새로운 날갯짓, 〈아이온 클래식〉 기획·운영 비하인드 스토리

    2008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서비스하고 있는 〈아이온〉은 엔씨의 대표적인 게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서비스하다 보니 현재의 〈아이온〉은 초창기의 컨셉과는 많이 달라졌고, 과거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요. 그에 보답하고자 2020년 11월 〈아이온 클래식〉 서버를 오픈했습니다. 쉽지만은 않았던 준비 과정부터 이미 지나갔던 길을 다시 더듬어가면서 겪는 많은 고민 끝에 어느덧 지난 2022년 11월에는 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온 클래식〉 ‘레버넌트’를 업데이트하면서 과거의 〈아이온〉과 다른 길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 지난 2년간의 이야기를 〈아이온 클래식〉 개발 디렉터 안진호 님과 기획 팀장 이서연 님을 통해 들어봅니다.

    *일러두기: 내용 중 〈아이온〉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라이브 서버를, 〈아이온 클래식〉은 2020년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클래식 서버를 지칭합니다.


    그때 그 시절 〈아이온〉을 그리워하며

    ‘그게 될까?’ 순탄치만은 않았던 〈아이온 클래식〉의 준비 과정

    먼저 〈아이온 클래식〉을 함께해주시는 플레이어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만큼 지난 2년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온 클래식〉 개발 디렉터 안진호 님

    〈아이온 클래식〉을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많은 분이 과거 〈아이온〉의 2.0 시절을 추억하고 있었다. 과거의 〈아이온〉 버전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한 이상 〈아이온 클래식〉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처음 〈아이온 클래식〉에 관한 아이디어를 꺼냈을 때 대부분의 내부 반응은 ‘그게 될까?’였다. 현재 서비스하는 라이브 서버가 있는데 불확실한 곳에 리소스를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차라리 그만큼의 리소스를 라이브 서버에 투자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큰 기대를 받지 못한 채 〈아이온 클래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기보다는 최소의 인원으로 단기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순탄치만은 않았던 초반, 서버 늘리고 유기적으로 운영하며 안정화하다

    〈아이온 클래식〉 서비스를 시작하자 많은 플레이어가 접속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유튜브에도 채널이 100개 이상 열리면서 여러 영상이 쏟아졌다. 그야말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예상보다 훨씬 많은 플레이어들이 몰려 2시간 이상의 대기열이 생겼다. 그래서 빠르게 최신 서버 장비로 교체해 동시 접속자 허용 범위를 2배 이상으로 늘려 대기열을 최소화하고 서버 자체도 증설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서버 인원이 늘어나자 이번에는 필드에 몬스터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몬스터 부족과 종족 불균형을 방지하기 위해 각 서버별로 캐릭터 생성을 제한하거나 해제하는 등 서버를 유기적으로 운영하자 안정되기 시작했다. 현재도 모니터링하면서 각 서버의 상황에 맞추어 캐릭터 생성을 제한하거나 해제하고 있다.

    〈아이온 클래식〉 기획팀장 이서연 님

    요즘 시대에 정액제?

    2018년에 부분 유료화로 바뀐 〈아이온〉과 달리 〈아이온 클래식〉은 처음부터 정액제를 시행했다. 정액제는 10여 년 전부터 사라지기 시작해서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과금 방식이기에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과거 아이온의 재화나 서버 구조를 감안하면 무료보다는 정액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과거와 동일한 가격으로 운영에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단순 보상이 아니라 플레이어를 위한 가이드, ‘패스’

    그러던 와중에 패스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기본적으로 패스는 플레이어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또한 매일 출석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접속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가이드와 출석부 기능을 전부 개발할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패스는 이러한 역할을 대신할 최적의 요소였다. 물론 이것도 개발하는 데 품이 들어가기에 관련 개념과 효과를 내부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며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패스를 여러 보상만 얻는 곳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고 싶었다. 패스가 잘 자리매김하도록 하기 위해 미션 내용, 경험치 등을 많이 연구했다. 〈아이온 클래식〉에서의 성장 구간, 전투, 플레이 등을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하면서 어느 정도의 경험치가 적절할지, 미션 난이도는 적절할지를 계속 고민했다. 물론 보상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캐릭터 레벨에 맞춘 패스 레벨이 적합할지까지 계산하며 구간별로 필요한 아이템들을 배분했다. 다행히도 그 노력만큼 역할을 잘해주고 있는 것 같다.

    과거 〈아이온〉과 현재 트렌드 사이, 끊임없는 줄다리기

    편리하지만 〈아이온 클래식〉의 감성이 아닌, ‘자동 사냥’을 버리다

    〈아이온 클래식〉을 준비하면서 어떤 것이 진정한 ‘아이온’일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과거 방식 그대로 성장이 어렵도록 두어야 할지, 현재 많은 게임에서 도입하고 있는 전투 지원 시스템인 ‘자동 사냥’을 적용해야 할지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었다. 자동 사냥은 이미 〈아이온〉 라이브 서버에 적용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기에 이런 시스템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이 다소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바 손맛을 제대로 즐기고 PC 게임인 클래식의 감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 대신 예전에 어떻게 레벨업했는지 잊었거나 처음 접하는 이들을 돕고자 과거에는 없었던 ‘초반 성장 가이드북’을 비롯해 각 레벨에 맞는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주요 인던 등을 소개하고, 성장에 필요한 아이템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마족 초반 성장 가이드 [바로 가기], 천족 초반 성장 가이드 [바로 가기]

    하지만 편의성도 버릴 수 없다, 이전에는 없었던 신기능 도입

    난이도와 성장 시간 등도 이전 버전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현재 상황을 고려해 조정했다. 레벨을 너무 쉽게 올릴 수 있으면 플레이어들은 금세 흥미를 잃는다. 반대로 레벨을 올리기가 너무 어려우면 포기하기도 한다. 적정선을 명확히 정하기는 어렵지만 계속 적절한 지점을 찾으려 한다.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많은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창고 일괄 관리 기능이나 미션 순간 이동 등 이전에는 없었던 기능을 도입해 플레이어가 〈아이온 클래식〉의 재미를 느끼면서도 불편하지 않도록, 그리고 핵심 콘텐츠에 보다 빠르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

    과거 실패했던 업데이트는 타산지석으로, 다시 깎고 다듬다

    〈아이온 클래식〉은 이미 지나갔던 길을 다시 한번 더듬어 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온 길이 옳은 길인지 아닌지가 결과로 나와 있으니 오히려 고민이 배가되었다. 즉, 〈아이온 클래식〉이 〈아이온〉의 진정한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서는 과거 업데이트를 답습하는 게 아니라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과감히 버릴 필요가 있었다.

    〈아이온〉에서 용계는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사랑받으며 기억에 남는 필드 중 하나였지만 천족과 마족 간의 지속적인 RvR을 생각만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온 클래식〉 1주년이 되는 2021년 11월 2.0 업데이트에서는 최대한 이곳에서 천족과 마족의 다양한 접전이 벌어질 수 있도록 요새 점령과 회랑 입구 조건을 변경했다.

    〈아이온 클래식〉 용계 검의 무덤, 슈라크 마을 원화

    아이템 중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던 어비스 만부장 장비는 정예 만부장으로 개편했고, 밸런스 문제가 있었던 템페르 아이템은 제외하는 등 과거 〈아이온〉에서 지적받은 부분들을 고치고 있다.

    과거의 경험, 〈아이온 클래식〉의 2년간의 기록, 그리고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더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계속 연구하며 개선해가려고 한다.

    〈아이온 클래식〉의 전환점, ‘레버넌트’ 그 후를 상상하다

    새롭게 변화할 시기, 돌파구는 신규 직업 ‘집행자’

    계속 같은 길을 가면 결국은 라이브와 같아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업데이트할수록 고민은 깊어졌다. 그 결과 〈아이온 클래식〉은 레버넌트 업데이트로 기존 〈아이온〉과 다른 방향으로 선로를 틀었다. 〈아이온 클래식〉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면서도 새롭게 발견한 게임의 가치를 더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신규 직업 ‘집행자’였다.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한 집행자는 아이온의 상징인 날개를 스스로 떼어버린 존재다. 늘어나는 무기인 사슬검을 사용하고 뇌력을 충전해 강력한 스킬을 활용한다. 새로이 디자인한 직업인 집행자의 전용 퀘스트가 존재하는 성장 필드도 따로 있다. 이 필드에서 퀘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집행자의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다.

    텔로스 텔로스 필드 로딩, 미션 인던 로딩 원화

    게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집행자의 숨겨진 이야기는 웹툰에 담아냈다. 새로이 변화한 〈아이온 클래식〉의 세계관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추가한 이야기들을 앞으로도 웹툰이나 이벤트 등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집행자의 숨겨진 이야기 라그나트 웹툰 [보러 가기]

    그 밖에도 동료들과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동일한 시간에 접속하지 않아도 소속이 같은 ‘레기온’ 플레이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도 추가했다. 또한 탐험이나 채집 등으로 ‘스토리북’을 완성하면 보상과 함께 원화,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신규 콘텐츠도 강화해 새롭게 바뀌는 〈아이온 클래식〉의 세계관을 다양한 경로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직업을 위해, 끊임없는 밸런스 조정

    〈아이온〉 IP 자체가 PvP가 메인인 만큼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면 각 직업의 밸런스 조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집행자는 클래식에서 새롭게 추가한 직업이다 보니 밸런스를 조정하는 데 더욱 공을 들였다. 또한 〈아이온〉 홈페이지의 ‘밸런스 연구소’에 클래식 페이지를 개설해 밸런스 조정과 관련된 내용, 기획 의도 등을 충실히 설명하고 ‘개발자 노트’에서도 업데이트 예정 사항이나 패치 내용을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거침없이 밝히다, 〈아이온 클래식〉의 변화 그리고 미래

    집행자로 시작된 〈아이온 클래식〉의 변화는 2023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11월 7일, 엔씨는 〈아이온 클래식〉의 미래를 소개하는 특별 무대를 마련했다.

    여기서는 탑승물, 새로운 무기, 새로운 요새전 등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공개했다.

    〈아이온 클래식〉은 기존 업데이트를 그대로 복원하는 단계를 지났기 때문에 클래식을 처음 서비스하면서 찾은 그때의 ‘감성’을 지키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업데이트하고자 한다. 과거 〈아이온〉에서도 여러 업데이트 계획을 공유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반영하지는 못한 것들이 있었다.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여러 이유로 적용할 수 없었던 것들도 있다.

    앞으로 이런 사안을 차근차근 추가하고자 한다. 물론 추가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그 결과를 플레이어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