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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16 Behind The Story

    The Characters of NC | 악녀 열전

    드라마나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까지. 스토리가 있는 곳이라면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악당’. 때로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지만, 극의 재미를 위해서는 빠트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주연급 악당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그들은 처음부터 악하지는 않았습니다. 보통 계기가 되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타락해버리고 말죠. NC 게임 속 악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잃어서, 또 누군가는 가족에게 버림받아서, 다른 누군가는 탐욕을 부린 대가로 가혹한 형벌을 받아서 등 여러 이유로 타락의 길을 걷습니다.

    다양한 사연들로 악당이 되어버린 인물들은 누군가에게는 연민을, 그리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번 ‘The Character of NC’에서는 때로는 주인공보다도 매력적인 스토리와 묘사로 눈길을 끄는 악당, 그중에서도 여성 인물 셋을 소개합니다.


    마녀 케레니스

    ‘케레니스’는 리니지 최고의 악당, 반왕 ‘켄라우헬’의 조력자이자 그를 왕으로 세우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다.

    본래 그녀는 물의 여신 ‘에바’의 딸이자 물의 요정으로, 스토리에서 묘사되는 악한 모습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선한 요정이었던 그녀가 이토록 타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타락의 근원이자 욕망의 대가, 흑마법

    케레니스는 과거 대마법사 ‘하딘’의 밑에서 제자로 지내며 마법을 익혔다. 하딘은 케레니스를 강하게 키우고 싶은 욕심에 흑마법을 가르치고자 했고, 그 꼬임에 넘어간 케레니스는 결국 흑마법을 전수받는다. 하지만 그녀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흑마법은 아주 강력한 기술이지만, 시전자에게 항상 끔찍한 대가가 따랐던 것이다.

    케레니스에게도 무시무시한 저주가 내렸다. 흑마법을 탐닉한 대가로 그녀의 하반신은 물뱀의 모습으로 변하고, 육신을 잃어 인간의 몸에 기생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건 이후 그녀는 마녀로 불리며 하딘에 대한 깊은 증오를 품고 타락의 길로 접어든다.

    일생을 바쳐 사랑한 남자, 켄라우헬과의 만남

    그녀의 악행이 날개를 달기 시작한 것은 평생을 바쳐 사랑한 남자, 켄라우헬을 만난 후부터다. 켄라우헬이 농노 ‘아스테어’로 살아가던 시절, 가혹한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모든 것을 낙담했을 때였다.

    마녀 케레니스는 켄라우헬의 이복동생 ‘마팅겔’의 몸을 빌려 그의 앞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켄라우헬을 제압한 그녀는 환술로 그를 유혹했다. 하지만 당시 아무런 삶의 의지가 없던 켄라우헬에게 케레니스의 환술은 전혀 통하지 않았고, 부귀를 안겨주겠다는 케레니스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다.

    당당한 켄라우헬의 태도에 케레니스는 그가 자신을 지배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마치 나쁜 남자에게 빠져들듯, 케레니스는 그 모습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이후부터 그녀는 반왕 켄라우헬의 앞길을 위해, 수없이 많은 악행을 저지른다.

    “온 세상이 당신의 적이어도… 염려 마소서, 나의 왕이여.
    이 케레니스가 있는 한 당신은 천하무적이니까요, 내 사랑.”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난 물의 요정 케레니스. 그녀는 마지막까지 켄라우헬의 사랑을 갈구하며 생을 마감했다.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그녀이지만,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충실한 그의 심복으로서 살아갔다.

    묵화마녀 진서연

    블레이드 & 소울의 모든 유저들(막내)이 수많은 시련을 겪게 만든 최고의 악당, ‘진서연’. 그녀가 온 강호를 휩쓸며 여러 문파를 멸문시키고 심지어 국가까지 함락시킨 연유는 무엇일까.

    탁기에 잠식되다

    마계의 문이 열려 폐허가 되어버린 귀도시. 이곳에서 노비의 삶을 살던 어린 진서연은 혼란에 휘말려 탁기에 오염되고 만다. 마을을 정화하고 마물이 되어버린 사람들을 제거하던 ‘천하사절’은 탁기에 물든 진서연을 발견해 죽이려 하고, 이를 불쌍히 여긴 ‘비월’은 나머지 천하사절의 만류에도 진서연의 탁기를 임시로 치유한 후 그녀를 거둔다. 그 후 진서연은 제자로서 비월의 밑에서 수련 받는다.

    피로 물든 복수극의 서막

    비월봉에서 진서연의 탁기를 완전히 잠재우기 위해 비월이 자신의 신공을 모두 전해주려 하던 어느 날. 비월이 지닌 귀천검을 호시탐탐 노리던 ‘천진권’이 급습해 비월을 쓰러뜨리고, 뒤늦게 달려온 천하사절들에게 진서연이 비월을 죽이고 귀천검을 가지고 도주하려 했다며 죄를 뒤집어씌운다.

    힙겹게 진실을 말하려던 순간, 진서연을 향해 천진권이 검을 휘두른다. 그 순간 쓰러져 있던 비월이 달려들어 진서연을 감싸고, 천진권의 공격을 받아 결국에는 죽음에 이른다. 자신의 소중한 생명의 은인이자 스승의 죽음에 분노로 폭주한 진서연은 천진권의 얼굴에 상흔을 남기지만, 비월봉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만다.

    추락하는 진서연은 눈물을 흘리며 결심한다. 천하사절이 지켜낸 이 썩어빠진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없애버리겠다고. 그들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복수를 선사할 것이라고 되새긴다. 이후 마황의 수하가 된 그녀는 스승을 죽이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모든 이들에게 끔찍한 피의 복수극을 시작한다.

    "우리 둘 다 바라던 결말이구나. 그렇지 않나?"

    탁기에 물들어, 결국 마물이 될 운명이었던 진서연. 비월에게 구원받을 수 있던 순간 천진권의 손에 스승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마황의 수하로서 끔찍한 복수를 강행하며 죄 없는 자들을 수없이 희생시킨 진서연이지만 그녀를 미워만 할 수 없는 것은 단 하나뿐인 소중한 스승을 잊지 못하는 슬프면서도 인간적인 양면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파멸의 여신, 실렌

    죽음을 다스리는 파멸의 여신, ‘실렌’.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물의 여신에서 복수의 화신이 되어버린 이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리니지2의 세계관 이야기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이야기는 리니지1보다 훨씬 먼 과거로, 세계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그 막이 열린다.

    리니지2, 태고의 시작

    태고에 모든 것이 뒤섞인 구에서 창조의 신 ‘아인하사드’와 파괴의 신 ‘그랑카인’이 탄생한다. 그들은 대륙과 하늘, 생명체들을 창조하고 산하에 다섯 자녀를 두며 그들에게 땅 위의 권세를 맡겼다. 그중에서도 가장 맏이인 장녀 실렌에게 물을 다스리도록 명했다.

    평화로운 나날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파괴의 신 그랑카인은 강한 생명체를 탄생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며 불행의 불씨를 지폈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형체를 실렌에게 집어넣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려 했고, 그 결과 실렌은 아이를 가지게 된다.

    이에 아인하사드는 크게 분노하여 실렌이 가진 권세를 박탈하고, 그녀를 대륙 밖으로 쫓아낸다. 이 사건은 실렌에게 큰 시련을 불러왔으며, 그녀가 악하게 변모하고 신에 대한 깊은 증오와 복수심을 갖는 데 가장 큰 계기가 된다.

    실렌의 절망과 고통에서 비롯된 대격전

    뱃속의 아이와 함께 하염없이 도망치던 실렌은, 동쪽의 숲속에서 홀로 아이를 낳는다.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산고를 겪으며 어머니인 아인하사드와 아버지 그랑카인을 저주했다. 출산한 아이들은 실렌이 느꼈던 절망과 저주, 분노 등의 감정을 온전히 가지고 태어나 신에게 대항하는 세력, 즉 ‘마물’이 된다.

    마물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피조물들은 ‘용’이라 불렸다. 실렌은 모두 여섯 마리의 용들에게 마물 군단의 선봉대로서 신들과 싸울 것을 명하고, 이로써 대격전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신의 사자들과 마물들이 파괴되어 사라져갔다.

    전투는 수 주일이 지난 뒤에야 그 승패가 갈리기 시작했다. 아인하사드와 그랑카인은 자신들도 많은 상처를 입었음에도, 강력한 힘으로 수많은 마물들을 파괴했다. 용들은 하는 수 없이 저마다 날개를 펴고 지상으로 날아 도망쳤다.

    생명의 끝, 그리고 ‘죽음’의 탄생

    실렌은 자신의 수많은 자식들이 전장에서 사라져가고 패함에 그 슬픔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에 그녀는 세상에 ‘죽음’을 만들어냈다. 아버지인 그랑카인은 딸 실렌을 위해, 이후 모든 생물들은 소멸하는 대신 죽음을 맞이하고 그녀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도왔다.

    “나는 죽음,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파괴하리라!”

    그렇게 한때 물의 여신이었던 실렌은 죽음을 만들어내고, 파멸의 여신이 되었다. 단지 그랑카인의 유혹에 넘어갔을 뿐인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다소 가혹한 처사를 받은 것을 계기로 타락해버린다.

    복수심에 전쟁을 일으킨 실렌은 결국 패했음에도, 신들에게 대적하듯 죽음이라는 세계를 지배했다. 훗날에는 전쟁으로 인해 죽은 수많은 생명체가 실렌의 세계로 가면서 아인하사드의 질투까지 불러일으킨다.

    전쟁에 패했지만 더욱 길고 거대한 악으로의 세계를 이끌어낸 실렌. 이로써 그녀는 리니지2의 전무후무한 최고의 악당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