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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29 AI

    [NEW & CREATIVE] GAME AI – 변화하는 게임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엔진, AI — 현장에서 만난 두 개발자의 이야기

    * VARCO 3D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엔씨는 항상 기술로 혁신해 왔습니다. '즐거움'을 만든다는 추상의 목표는 늘 '어떻게'라는 고민을 낳았고, 그 즐거움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서 기술은 언제나 핵심 역할을 해왔습니다. AI 역시 갑자기 찾아온 변화가 아닙니다. 엔씨는 세상이 바뀌기 전부터 꾸준히 AI를 연구하고 게임에 적용해 왔습니다.

    게임은 비주얼, 사운드, 내러티브, 기술 등 다양한 요소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지는 종합 예술입니다. 고도의 창의적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가 하면, 수만 번의 반복 작업이 필요한 영역도 있습니다. 엔씨는 구성원들이 이 두 영역 모두에서 AI를 활용해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엔씨의 원화가는 2D 이미지를 3D로 즉시 생성해 다양한 아트 실험을 하고, 내러티브 디자이너는 대사에 맞는 캐릭터의 표정을 직접 만듭니다. 엔씨가 만든 AI 도구들이 게임 개발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두 개발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엔씨에서 사용하는 자체개발 AI 도구

    ■ VARCO

    NC AI가 개발한 바르코(VARCO)는 방대한 게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 리소스를 생성할 수 있는 AI 도구입니다.


    AI로 높아진 상상의 해상도

    〈리니지M〉 배경원화팀 김일두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리니지M〉 배경 원화팀에서 원화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게임 배경에 들어가는 컨셉 이미지, 프랍, 오브젝트, 타일 등 다양한 배경 요소들을 작업합니다. 손으로 직접 그리거나, 레퍼런스를 찾아가며 기획 의도에 맞게 이미지를 구현하는 일입니다.

    〈리니지M〉의 배경 원화

    업무에 AI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배경 원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초기 단계가 썸네일, 즉 구도 시안을 잡는 겁니다. 배경 컨셉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에 어떤 각도에서, 어떤 구도로 담을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이 과정이 전부 수작업이었습니다. 소실점을 직접 잡고, 그리드를 맞추고, 원근을 계산하면서 선을 하나하나 그어야 했죠. 구도 하나를 잡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다 보니 다양한 각도를 실험해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구도가 맞는지 확신이 없어도 일단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나중에 구도를 바꾸려면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했죠.

    글루딘 마을 중간버전

    글루딘 마을 완성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바르코(VARCO)를 이용하면 제가 그린 2D 이미지를 바로 3D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그 3D 데이터를 블렌더에 올려놓고 카메라 위치를 바꿔가면서 여러 구도를 빠르게 뽑아볼 수 있게 된 거죠. 하이 앵글로 내려다보는 구도, 로우 앵글로 올려다보는 구도, 바스트 샷으로 좁게 잡는 구도까지 서너 가지를 금방 만들어서 회의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전엔 하나의 구도를 잡는 데 쏟던 시간에, 이제는 여러 가능성을 놓고 가장 좋은 걸 고르는 거죠.

    오브젝트 작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엔 건물이나 나무, 지형 같은 것들을 3D 툴에서 직접 만들어야 했는데, 지금은 2D로 대략적인 형태를 스케치해서 바르코에 올리면 3D로 변환이 됩니다. 그 결과물을 받아서 질감이나 색감을 맞추고 세부를 다듬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어지죠. 덕분에 원화에서 3D 제작팀으로 넘어갈 때 의도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도 훨씬 명확해졌습니다.

    〈VARCO 3D〉로 생성한 에셋들

    〈VARCO 3D〉를 활용하여 제작한 썸네일 – 대만 중추절

    수정이 생길 때도 달라졌습니다. 작업 도중에 '이게 아니다' 싶으면 블렌더에서 카메라를 다시 잡고 스크린샷을 찍으면 되니까요. 솔직히 처음엔 좀 충격적이었어요. 작업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프로세스 중간 과정까지 갔다가 엎어진다면 문제거든요. 이제 초중반까지는 수월하게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거죠.

    확실히 작업 시간이 많이 줄었겠네요.

    처음에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2주, 3주짜리 작업을 일주일로 줄였다. 그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다는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걸 시도해볼 수 있게 됐어요. 하나의 컨셉을 그릴 때 더 풍부하고 고퀄리티의 그림이 나오는 시스템으로 바뀐 거예요.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상은 무한한데,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는 제한이 있어요. 시간적인 제한이 있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상당히 크거든요. 야근도 하게 되고요. 그런데 AI를 이용하면 아니다 싶을 때 다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계속 생기거든요. 작업을 완성하는 과정이 딱딱 규정되는 게 아니라, 수시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퀄리티가 올라가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면서 더 나은 결과물로 완성되는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상상을 내 그림 실력 안에서 표현했다면, 이제는 상상을 구현하는 방법이 AI로 쉬워지면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졌습니다. 그 상상을 표현할 때의 치밀함이 훨씬 커졌습니다. 그림의 해상도가 올라간 거죠.

    바르코 외에 다른 AI 툴도 활용하시나요?

    요즘은 다양한 AI 툴들이 빠르게 나오고 있습니다. 한 툴을 쓰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버전이 나오고, 전혀 다른 툴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러 툴을 동시에 테스트하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초기 구도 잡는 데 특화된 툴, 디테일을 보완하는 데 강한 툴, 레퍼런스를 찾는 데 쓰는 툴 등 각각의 특장점이 다릅니다. 회사에서 이런 환경을 지원해주고 있어서 여러 툴을 부담 없이 써볼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작업 방식은 그린다기보다 편집한다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각 부분을 떼어다 붙이고, 무드를 입히고, 다시 리터칭하는 방식이죠.

    AI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나요?

    저는 없었습니다. 사실 기다려온 것에 가깝습니다. 항상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주변을 보면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AI를 쓰다 보면 내 업무 범위가 줄어드는 건 아닐까, 연봉에 영향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죠. 그런 고민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프롬프트를 주는 것 자체도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겁니다. 시작은 언제나 인간에게서 나오는 거니까, 그게 내 거라고 생각해야지, AI가 만들었으니 내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작업할 때 이질감이 생깁니다.

    결국 사람들은 편한 걸 찾습니다. 일어나고 싶으면 앉고 싶고, 앉고 싶으면 눕고 싶고, 눕고 싶으면 자고 싶은 것처럼요. AI를 이용해서 편하면 더 편한 걸 요구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들 활용하게 될 겁니다.

    앞으로 AI가 가장 크게 바꿀 영역은 어디라고 보세요?

    지금 AI를 이용하면 캐릭터 하나를 그리면 애니메이션까지 만들 수 있는 데까지 왔습니다. 저는 캐릭터 원화가가 아닌 배경 원화가인데도요. 아트 쪽은 거의 다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래서 무서운 거죠. 혼돈의 시기인 건 맞습니다. 어떻게 여기에 올라타야 살아남을 것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중요해지는 건 어떤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느냐의 문제가 될 겁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되면 단가는 떨어지겠지만, 아이디어의 가치가 그걸 결정하게 되지 않을까요.

    AI를 쓰면서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요?

    매일매일이 새롭습니다. 계속 테스트하고,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또 써보고. 귀찮아야 하는데 귀찮지가 않고,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내가 만들어놨던 그림이 새롭게 바뀌는 것 자체가, '이렇게도 바뀔 수 있구나, 왜 내가 이 생각을 못했지' 하는 감각이 늘 있습니다. 이건 변화의 시작입니다. 정말 엄청난 변화의 시작입니다.

    수만개의 대사 하나하나가 살아나는 기술

    〈아이온2〉 내러티브 디자인 팀장 최원

    내러티브 디자인팀은 어떤 일을 하나요?

    게임 안에서 캐릭터들이 대화하는 신(Scene)을 만드는 팀입니다. NPC끼리 대화하거나, 플레이어 캐릭터와 NPC가 대화하는 장면을 기획하고, 실제로 게임 안에 구현하는 것까지 담당합니다.

    내러티브 디자인팀은 어떤 일을 하나요?

    게임의 세계관과 설정을 구축하고, 그 안의 이야기를 독창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팀의 핵심 역할입니다. 그 이야기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기 위해 컷신을 기획하고 대화 신을 완성하는 작업까지 담당합니다. 스토리 구상에서 게임 내 구현까지, 전 과정에 관여합니다.

    AI 도입 전과 후, 어떻게 달라졌나요?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대화 신의 제작 방식입니다. 내러티브 팀은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대화 신의 대사를 직접 쓰고 녹음하며 카메라 연출과 NPC 모션까지 작업합니다. 예전에는 여기에 사용되는 모션을 아트 부서에 의뢰해야 했습니다.

    MMORPG에는 수만 개의 대사와 대화가 있습니다. 중요한 장면은 시네마팀과 협업해 컷신으로 제작하는데 콘티 기획부터 결과물 수령과 피드백까지 최소 3~4주가 걸립니다. 모든 대화 신을 이 방식으로 제작할 수는 없어 중요도가 낮은 대화 신은 고정된 공용 모션을 돌려쓰며 퀄리티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사내 AI 도구 바르코(VARCO)를 활용합니다. 단순히 입 모양 싱크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다섯 단계로 설정하고 감정의 깊이까지 파라미터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이 립싱크 모션과 함께 페이셜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됩니다. 기획자가 카메라와 애니메이션, 감정까지 직접 설정하고 게임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팀 간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크게 줄었고 예전에는 컷신 수준의 발주가 필요했던 장면도 기획 내에서 자체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퀄리티 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MMORPG의 다인원 대화 신을 보면 전신 샷이나 무릎 위를 잡는 니 샷이 많습니다. 고정된 애니메이션으로는 캐릭터 얼굴을 가까이 잡는 바스트 샷을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감정 레이어까지 설정해 표정과 움직임이 살아있는 바스트 샷 대화 신을 많이 활용합니다. 대사를 할 때 입 모양 싱크가 정확히 맞으면서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페이셜 애니메이션이 구현됩니다. 아이온2는 배경도 캐릭터도 공들여 만든 그래픽 퀄리티가 높은 게임입니다. 대화 신까지 전체 퀄리티 수준에 맞춰지면서 게임 완성도가 달라졌습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컷신이 하지 못하는 부분을 대화 신이 채울 수 있게 된 것도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다른 도구들도 사용하시나요?

    LLM 모델을 많이 씁니다. 판타지 장르는 라틴어나 고대어 같은 외래어를 많이 써야 하는데 여러 사전을 펼쳐놓지 않고 AI 도구 하나를 통합 사전처럼 활용합니다. 대사 뉘앙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거나 비슷한 느낌의 대사 베리에이션을 열 개씩 뽑아보면서 방향을 잡기도 합니다.

    의외로 감정적인 용도로도 많이 씁니다. 스토리가 막히거나 쓴 대사가 맞는 방향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의견을 구합니다. 내러티브 작업은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길고 잘 됐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순간이 많거든요. 그럴 때 AI가 꽤 쓸만한 대화 상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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