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엔씨는 프로젝트를 다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대작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프로젝트 개발 과정을 차례로 공개하면서 초기 단계부터 유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트리플 A급 3인칭 슈팅게임으로 많은 이의 궁금증을 자아낸 〈LLL〉의 [인게임 플레이 영상)과 [개발자 영상(데브톡)]도 드디어 공개되었는데요. 프로젝트의 리더 배재현 Seeder를 만나 영상에 모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022.11.14 NCing
올해 초 엔씨는 프로젝트를 다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대작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프로젝트 개발 과정을 차례로 공개하면서 초기 단계부터 유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트리플 A급 3인칭 슈팅게임으로 많은 이의 궁금증을 자아낸 〈LLL〉의 [인게임 플레이 영상)과 [개발자 영상(데브톡)]도 드디어 공개되었는데요. 프로젝트의 리더 배재현 Seeder를 만나 영상에 모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배재현 Seeder
오픈월드 MMO 슈팅
엔씨에서 슈팅게임을 낸다고 하면 많은 분이 의아해하거나 신기해하실 것 같다. 잘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슈팅게임은 이미 성공한 대작이 무척 많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루트슈터나 배틀로얄 등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장르 영역을 개척하고 싶었다. ‘슈팅’, ‘MMO’, ‘오픈월드’가 키워드인 새로운 IP를 가지고 엔씨만의 새로운 시장을 열고자 한다. 그동안 엔씨가 만들어온 게임들과는 액션과 문법을 달리하여 개발 중인데 첫 번째 소통을 시작해서 기대감이 크다.
슈팅 장르에서는 지형지물 파악, 엄폐물 선택, 높은 위치 선점 등이 중요하다. 어떻게 공간을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사용하느냐가 핵심 의사 결정 요소이기 때문이다. 적을 조준하고 사격하는 ‘액션’과 위치를 세분화하고 점유하는 ‘공간’ 2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플레이어들이 협력하거나 대립하며 기존 MMO와는 다른 플레이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한다.
〈LLL〉의 세계는 가로세로 30km 이상 규모의 땅이 하나의 세계에 심리스하게 연결된 광활한 오픈월드다. 오픈월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끊김 없는 로딩과 이동이다. 심리스한 월드를 표현하기 위해 콘텐츠 스트리밍을 구현하며 최신 렌더링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콘텐츠 제작 방법도 정비하고 있다.
빅 월드에서 반복되는 정해진 콘텐츠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상황과 주변 상황에 알맞게 반응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절차적 생성 방식도 도입했다. 절차적 생성 방식을 콘텐츠 제작에 반영할 수 있는 툴과 콘텐츠 자체 제작 방식을 같이 고민하며 만들고 있다.
또한 위의 요소들을 온라인에서도 품질 높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서버의 물리 적용, 네트워크 최적화 등의 여러 기술적 난제도 다양하게 극복하고 시도하며 구현하고 있다.
〈LLL〉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여 고도화한 보수 작업을 진행해왔고 최신 언리얼 엔진으로 계속 갈아타면서 유지할 계획이다.
전술적 움직임에 해당하는 슈팅액션은 라이브한 액션감을 살리기 위해 모션 캡처를 활용하여 사실감을 더하고, 타격감이 필요한 액팅에는 별도의 텐션을 추가하여 실감나는 타격감을 확보하려 했다. 또한 서드암에 해당하는 움직임은 기하학 도형을 활용하여 간결한 시인성을 확보하고, 실제 무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시뮬레이션 모델링 작업을 진행하여 파츠의 디테일한 움직임까지 재현했다. 이를 통해 슈팅의 쾌감과 로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세계관
〈LLL〉은 SF 중에서도 대체역사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역사가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다르게 진행되었다는 상상으로 시작된 세계다. 〈LLL〉은 파괴된 서울과 10세기 비잔티움, 그리고 23세기 미래가 하나로 섞여 하나의 세계관에서 그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파운데이션〉이나 〈듄〉을 참고했다. 게임의 주제 면에서는 필립 K. 딕의 소설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높은 성의 사나이〉 등과 같은 기술과 인간의 정의, 대체역사 같은 주제로 스토리 전개를 구성하려 했다.
서울은 실존하는 환경이기에 여러 번 현장 답사를 했다. 3차원 맵을 활용한 측량과 포토스캔 등으로 베이스를 표현하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여러 흔적을 표현했다. 심미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가?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가? 누가 머물다 갔는가? 등을 유추할 수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봤을 때 서울의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최첨단의 모던함과 과거 전통적 요소들의 공존이라고 한다. 코엑스와 봉은사, 광화문 빌딩숲과 경복궁 등의 지역을 선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상에 공개된 지역을 포함하여 서울 곳곳을 배경으로 개발, 제작 중이다.
사실 처음부터 서울을 배경으로 설정한 것은 아니다. 뉴욕 등 해외 도시들도 후보군에 있었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 곳을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고, 최종적으로 서울로 설정했다. 확실히 잘 아는 곳이니 더 상세히 조사할 수 있었고 개발도 빨리 진척되었다.
〈LLL〉이 기존 엔씨 게임, 더 나아가 기존 한국 MMO와 차별화되는 점은 각각의 캐릭터에 캐릭터성을 부여하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각 캐릭터의 고유 이름도 있고, 각자의 과거, 동인을 설명하는 백그라운드 스토리도 있다. 캐릭터별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요소를 강조할 것이다.
아트적 관점에서는 아무래도 게임의 배경이 여러 세기를 아우르다 보니 각 세기의 요소를 섬세하게 반영하되 이질감 없이 어우러질 수 있는 최적의 룩을 찾는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SF의 정형화한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본연의 세계관에 맞는 컨셉을 찾으려 노력했다.
도전의 의미
이번 영상의 컨셉은 인위적인 카메라 점프나 화면 편집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 플레이 화면을 그대로 담는 것이었다. 영상의 마지막 신을 제외하면 아무런 조작이 없는 게임 플레이 화면이다.
요즘 게이머들은 시네마틱한 연출보다는 실제 게임이 어떤지를 가장 궁금해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공개하는 영상이기에 과장이나 꾸밈없이 개발 중인 게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앞으로 이렇게 개발 과정을 공개할 기회가 몇 차례 더 있을 것이다. 이번이 소통의 첫 단계인 셈이다.
프로젝트의 다양화가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화두인만큼 해외 진출도 큰 목표 중 하나다. 이전에는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는 수준이었다면 〈LLL〉은 최초 타깃 자체를 글로벌로 설정했다. 엔씨가 기존 IP들로 쌓아온 글로벌적 성과를 〈LLL〉로 극대화하고 싶다. 글로벌 유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다.
현재 2024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PC와 콘솔을 통한 글로벌 동시 론칭을 계획 중이다.
SF 장르를 게임 세계로 표현하는 일은 여러 부분에서 고난이도 작업이라는 사실을 진행 과정에서 더 강하게 느끼고 있다. 하던 것을 계속 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기반을 점점 업그레이드해야 게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작업들을 여러 차례 반복할수록 유저의 신뢰도 쌓일 수 있다고 믿는다. 꼭 긍정적인 피드백만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가 오가든 모든 것이 소통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들이 기대된다. 많은 유저가 계속해서 한 단계 더 올라가려 하는 엔씨의 시도들을 알아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