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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27 The Originality

    3D Character Artist, 김유진

    게임을 만든다는 건 전에 없던 세상을 창조하는 일입니다. 화면 속 멋지고 화려한 세계의 이면에는 뼈대부터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고된 작업이 있습니다.

    과정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즐거움’의 가치에 확신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즐거움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상상합니다. 이런 즐거움을 향한 고집이 퀄리티를 결정합니다.

    우리는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습니다. 엔씨 퀄리티의 시작 < The Originality >

    아름다움은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아티스트에게는 원초적인 매력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 최상의 퀄리티를 위해서는 스스로 타협하지 않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

    3D Character Artist, 김유진

    Cinema Character design

    게임 속에 존재하는 캐릭터를 영상에서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 우리 실은 게임의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하고, 나는 그 안에서 캐릭터를 담당한다. 이번에 제작된 '리니지 창기사'에서 시네마틱 영상 속 창기사의 얼굴은 피부에 주름이 선명하고 모공이 보일 정도로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또한 머리카락이나 수염의 결까지 섬세하게 매만졌다.

    보는 것부터 시작이다

    캐릭터의 특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우선 많은 것을 보는 게 중요하다. 세상엔 수많은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특별히 사랑받는 캐릭터가 있다. 매력 있는 캐릭터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아티스트는 항상 그 요소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결국 답은 내가 본 것들 중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을 조합해서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서 분야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것을 보려고 한다.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원초적인 매력에 대한 탐구

    시네마틱 영상은 스쳐 지나가는 관람자의 시선을 한 번에 잡아끌 수 있어야 한다. TV 광고와 비슷하다.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아티스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에게서 보이는 매력을 탐구해야 한다. 그 관찰을 토대로 캐릭터의 골격 구조와 특징, 독창적인 매력을 어떻게 확대해서 보여줄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캐릭터는 비주얼로서, 더 나아가 비주얼 이상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협하지 말고 계속 의심하라

    자신이 만든 것을 보며 ‘이 정도면 됐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프레임에 갇히는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 것은 없다. 자기 합리화일 뿐이며, 역량이 더 발휘되지 못하게 만든다. 자신이 만든 것이 정말 아름다운지 계속 의심해야 한다. '이게 최선인가? 또한 최대치인가?' 캐릭터에 한정된 매력이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것과 더 좋은 것, 그 한 끗 차이는 ‘한번 더 의심해보는 것’에서 만들어진다. ‘이게 맞나? 정말 여기까지 인가? 이게 최선인가?’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내가 스스로 납득한 후에 세상에 내보여야 한다.

    가상 세계에는 한계가 없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는 사라질 것이다

    엔씨에서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사람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이용하면 보다 더 포토리얼리스틱한 캐릭터를 제작할 수 있다. 앞으로 기술은 점점 더 발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TV 광고에서 현실보다 더 선명한 화면을 강조하듯, 캐릭터들은 보다 더 실제적이고 보다 더 매력적인 비주얼로 우리의 눈을 사로 잡을 것이다. 인간의 매력을 넘어서는 비주얼을 지닌 존재가 있을까. 아티스트의 역할이 바로 이 현실의 매력을 넘어서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이제껏 본 적 없는 매력의 캐릭터

    인간의 뇌는 매일 보는 비주얼에 식상함을 느낀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또 다른 반론적 사실은 인간은 완전히 새로운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익숙함과 거부감, 이 두가지 상반 요소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때 우리는 완전히 새로우면서도 최대치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자유와 책임 사이에서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작년, 리니지의 여검사 캐릭터를 재미있게 만들었다. 그때는 비교적 자유롭게 일할 수 있었는데, 덕분에 여러 의미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스스로 판단하며 일을 하면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타인이 ‘이게 맞다, 틀리다’라고 결정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이건 맞고, 이건 잘못되었다’를 판단하는 연습을 했다. 캐릭터의 성장 과정과 비슷했다.

    팀워크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일

    더 좋은 퀄리티를 위해 여러 팀의 피드백을 받아 영상을 수정하기도 한다. 그때 중요한 것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추구했던 캐릭터의 콘셉트를 깨뜨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만약 구조적으로 팔이 휜 캐릭터가 있는데 다른 팀에서 팔을 펴달라는 요청을 한다면 협의를 해야 한다. 보통 사람의 팔이 일자라고 생각하지만 다 휘어 있다. 이걸 표현하는 게 콘셉트라며 요청해 온다면,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의견도 들어주면서 우리 입장도 이해시켜야 한다.

    버려야 할 것과 집중할 것을 판단한다

    오랫동안 아티스트로 일해 왔기 때문에 그 성향이 기저에 깔려있다.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팀의 분위기를 추구한다. 그래서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줄 때도 한 번 더 생각한다. '내가 이런 피드백을 하는 것이 맞을까?' 하고 스스로 되물어 본다. 팀장으로서 짧은 프로젝트 일정 속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에 집중해야 퀄리티를 높일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하는 순간도 온다. 작업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그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 싶다.

    작업자들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결과물이 예측대로 잘 나왔을 때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한 명의 히어로가 아닌 각각의 히어로가 뭉쳐서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팀을 만들고 싶다. 영화 어벤저스처럼 말이다.

    끊임없는 ‘미(美)’를 향한 갈망

    이야기는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그저 외양이 예쁘고 멋지기만 한 캐릭터의 매력은 한계가 있다. 아름다운 캐릭터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때, 그 캐릭터는 인생의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자벨 아자니

    어떤 일을 하든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나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비주얼 작업이 재밌었다. 재미는 그 일을 오래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어릴 때부터 예쁜 여자 배우들에 꽂혀서, 그들을 보는 걸 좋아했다. 특히 이자벨 아자니를 좋아했다. 아름다움은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그렇게 인간의 아름다움을 좇다 보니, 사람의 근육이나 골격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조소를 전공한 이유이다. 좋아하고 재밌으니까 아티스트로서 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

    ‘결여’는 나의 힘

    내 안의 어떤 ‘부족함’ 때문에 조소를 시작했고, 덕분에 아티스트의 길을 계속 걷고 있다. 어떤 결여는 무엇을 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나를 힘들고 어렵게 했던 것들이 이제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었다. 결여가 나에게 준 그 힘으로, 존재 그 자체로 빛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계속 만들어 가고자 한다.

    * 본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인터뷰 당사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NCSOFT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