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NE AND LIBERTY(이하 TL)〉가 신규 인터랙티브 던전 ‘탐욕의 탑’을 공개했습니다. TL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단순한 공략 중심의 던전을 넘어 캐릭터의 감정과 서사를 공간 전반에 담아낸 TL만의 새로운 탑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이번 The Game Art에서는 탐욕의 탑을 구성하는 다양한 원화를 통해, 해당 비주얼이 어떤 의도로 기획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었는지 살펴봅니다. 독특한 공간 구조와 연출이 탄생한 배경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탐욕의 탑은 칼란시아의 심상세계가 현실로 구현된 공간이다. 이 공간은 기존에 구축된 칼란시아 레이드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레이드는 고딕 양식의 건축 구조를 중심으로 웅장하고 견고한 인상을 전달하며, 짙은 어둠이 배어 있는 분위기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견고함은 단순한 구조적 강인함을 넘어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을 상징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탐욕의 탑은 이러한 고딕 건축적 요소를 차용하되 기존 레이드와는 다른 감정적 맥락을 지닌 공간 표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탐욕의 탑은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수직 구조의 탑 형태를 따르지 않는다. 이는 탐욕을 단순히 위로 쌓아 올리는 개념이 아니라, 흩어진 것들을 한데 끌어모으는 힘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을 감정적 맥락과 함께 시각화한 결과, 탐욕의 탑 내부 공간은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지 않는다. 적층된 구조가 아닌 중심을 향해 끌려오는 부유 요소들의 집합체로 표현되었다.
‘탐욕’이라는 단어는 인간에게 각기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향한 집착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부와 권력을 향한 갈망으로 해석된다. 칼란시아에게 있어 탐욕은 뒤틀린 사랑의 형태로 작용했다. 이 감정은 점차 깊어지며 그녀의 심상세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마침내 해당 세계를 붕괴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한때 견고한 요새처럼 유지되던 칼란시아의 내면 세계는 붕괴 이후 파편화된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세계는 특정한 형태나 위치에 고정되지 않은 채 부유하는 구조로 표현된다. 이는 기존 레이드가 지녔던 ‘견고한 난관’의 이미지와 대비되며, 감정 붕괴 이후에 남겨진 공허함과 불안정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부서진 공간에서 드러나는 날카로운 파편들은 칼란시아의 뾰족해진 감정 그 자체이다. 분노와 집착, 상실과 갈망이 뒤섞이며 공간은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변화한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구조 역시 지속적인 불안정 상태를 유지한다. 안정된 구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붕괴 직전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떠 있는 상태이다.
플레이어는 이처럼 붕괴된 심상세계를 탐험하며 단순한 환경적 배경을 넘어 공간 전반에 축적된 감정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탐욕의 탑은 하나의 던전이자 칼란시아의 마음속을 직접 걷는 여정으로, 공간 연출 전반은 그녀의 감정적 잔향을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탐욕의 탑은 크게 돌파 구간과 복도로 구성되어 있다. 돌파 구간은 다시 선형 구조와 순환형 구조로 구분된다. 각 구조는 공간을 진행하며 플레이어가 경험하게 되는 플레이 방식과 인지적 차이를 고려해 기획되었다.
선형 구조는 한 번 확인하면 비교적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형태로, 각 구간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탐욕의 탑에서는 단순한 일방향 진행에 그치지 않는다. 탑을 오르는 과정에서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공간이 개방되거나,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이에 따라 동일한 공간이라 하더라도 진행 단계에 따라 상이한 인상을 제공한다. 또한 물을 얼리거나 바닥을 파괴하는 등 공간별로 구분된 플레이 요소를 배치해, 각 구간의 성격을 보다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순환형 구조는 전체적인 실루엣에서는 선형 구조와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플레이어의 시야 기준에서는 공간감의 변화 외에 전반적인 인상이 유사하게 느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동일한 방처럼 보이지만 세부 요소에서 미묘한 차이를 두어 플레이어의 행동과 선택이 달라지도록 유도한다. 이로 인해 순환형 구조에서는 전체 동선이나 구조 자체보다, 각 공간에서 플레이어가 수행하는 개별 행동과 판단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복도 구간은 분산되어 있는 주요 공간을 연결하는 직선형 이동 구간이다. 이곳은 칼란시아의 기억이 가장 밀도 높게 드러나는 영역이다. 아무것도 배치되지 않은 백색의 공간을 기본으로, 플레이 진행도에 따라 다양한 오브젝트가 점진적으로 등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공간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다. 또한 붉은 꽃잎을 가이드 요소로 활용해 칼란시아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모닥불 연출과 결합해, 해당 인물이 지닌 감정과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탐욕의 탑은 비주얼과 공간 구조 전반을 통해 칼란시아의 심상과 감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콘텐츠이다. 플레이어는 이 공간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전투를 넘어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플레이 과정에서 이러한 비주얼 요소를 인지하며 탐험한다면, 탐욕의 탑은 이전과는 또 다른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