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컬래버레이션을 선택했습니다. 그동안 〈아이온〉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적이 없는데요. 〈리니지W〉에 이어 〈아이온〉이 대형 IP와 컬래버레이션하면서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상은 바로 “너는 이미 죽어 있다(お前はもう死でいる)”라는 대사로 유명한 『북두의 권』입니다.
컬래버레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두 IP가 어떻게 잘 어우러지느냐입니다. 〈아이온〉이 『북두의 권』을 풀어낸 특별한 방식과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한 의도, 진행 과정, 그리고 재미 요소를 알아봅니다.
〈아이온〉의 새로운 도전, 『북두의 권』과의 만남
고유의 탄탄한 판타지 세계관 속에서 천족과 마족이 벌이는 싸움으로 대표되는 〈아이온〉은 그동안 다른 IP와의 협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0년 클래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특히 지난해 기존의 라이브 서버에 없었던 새로운 직업 집행자를 추가하면서 새로운 길로 선회했다. 개발팀은 이전보다 유연해진 〈아이온〉의 세계관에 유명 IP를 결합하면 어떨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미 〈리니지W〉가 유명 IP와 컬래버레이션하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아이온〉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왜 『북두의 권』인가
엔씨는 〈아이온〉 클래식 서버에서 집행자를 시작으로 클래식만의 새로운 직업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고민해왔다. 〈아이온〉을 즐기는 많은 플레이어가 빠르면서 시원한 타격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격투가로 가닥을 잡았다.
만화, 웹툰, 영화 등의 대중문화에는 많은 격투물이 있다. 그중에서 1980년대 『주간 소년 점프』를 대표한 작품으로 올해 탄생 40주년을 맞이한 『북두의 권』은 격투물이나 배틀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개발진은 격투만화의 원조인 『북두의 권』의 기술, 누구나 아는 명대사가 함께하면 〈아이온〉의 새로운 직업 격투가 ‘권성’과 잘 맞아떨어지리라 예상했다. 또한 그동안 이런 작품이 한국 게임과 컬래버레이션하지 않았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신선함까지 안겨줄 수 있었다.
『북두의 권』을 〈아이온〉에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한 소통의 과정
『북두의 권』 컬래버레이션은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지만 40년 전통의 IP가 지닌 무게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북두의 권』을 아트레이아에 제대로 녹여내기 위해 원작사 COAMIX와 긴밀히 논의하며 수정을 거듭해야 했다. 검수 과정이 길고 어렵다는 것은 이전에 대형 IP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리니지W〉의 담당자를 통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통하는 언어가 다르고 물리적인 거리가 있다 보니 절차가 복잡했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북두의 권』 세계관은 ‘켄시로는 여자나 아이를 때리지 않는다’는 설정부터 시작해 기준이 매우 엄격했다. 특히 주인공 켄시로의 체형, 골격 등의 외형과 목소리 톤은 『북두의 권』에서 그림을 담당한 하라 테츠오 작가와 직접 논의하고 검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듬었다.
새로운 직업 권성으로 체험하는 『북두의 권』의 시그니처 스킬
일반적으로 강렬한 IP일수록 세계관이 개성적이고 독창적이어서 컬래버레이션으로 버무리기가 쉽지 않다. 원래부터 존재한 것 같은 핍진성을 전체에 드리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게임 컬래버레이션은 원작 캐릭터를 일정 구역에만 등장시키거나, 복식 혹은 변신 컬렉션 등 일부만 활용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아이온〉은 이렇게 컬래버레이션이 단순히 IP 대여로만 그치는 게 아쉬워 고심 끝에 신 직업 권성의 설정부터 엮이는 특별함을 더했다. 이계의 틈으로 흘러들어 온 『북두의 권』 주인공 켄시로를 만나 그에게 직접 기술과 싸움 방식을 배워 권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에 따라 권성은 『북두의 권』의 유명 기술 ‘북두백렬권’을 포함해 만화의 시그니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벤트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북두의 권』 특별 콘텐츠
먼저 플레이어는 최초의 권성이 되어 켄시로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아스테르’ 던전을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켄시로 포트레이트와 대사가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성우가 더빙한 보이스로 대사를 들을 수 있다.
켄시로를 따라 퀘스트를 진행하면 원작에 등장한 유명 빌런 캐릭터 ‘쟈기’와 ‘하트’와 싸우게 된다. 쟈기는 던전의 중간 보스로, 하트는 최종 보스로 등장한다. 또한 하트는 데바들이 대적해야 하는 거대화한 버전의 월드레이드 보스로 다시 등장한다.
또한 켄시로 의상, “너는 이미 죽어 있다”라는 명대사를 성우의 목소리로 재현한 행위 예술 카드 등 『북두의 권』 세계관의 다양한 재미 요소를 만날 수 있다.
『북두의 권』 캐릭터를 〈아이온〉에 구현한 과정
켄시로의 외형을 다듬고 또 다듬다
『북두의 권』의 켄시로는 수많은 적과 싸워 이기며 강력하면서도 인격적으로 완성된 캐릭터다. 이처럼 강한 켄시로의 이미지를 〈아이온〉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하고자 했다. 그래서 〈아이온〉의 세계에서 직접 고난을 겪기보다는 권성을 돕는 조력자로 켄시로를 설정하여 이야기를 풀어냈다.
켄시로의 이미지는 하라 테츠오 작가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 2미터나 되는 9등신 거구에 떡 벌어진 어깨, 특유의 머리 스타일, 상반신에 있는 북두칠성 모양의 흉터 등 여러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 썼다. 〈아이온〉은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켄시로의 외형을 기존 커스터마이징으로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담당자가 한 땀 한 땀 모델링해서 만화 속 켄시로를 〈아이온〉의 세계로 옮길 수 있었다.
완벽한 성우의 연기로 켄시로의 이미지를 굳히다
켄시로의 목소리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켄시로 특유의 “아다다다다 오왓타!” 기합은 연기하기가 어려워서 일본 성우들도 기피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국내에는 『북두의 권』 더빙판이 없어서 성우를 별도로 선별해야 했다. 다행히 『북두의 권』과 켄시로를 좋아해 이해도가 높은 성완경 성우를 섭외해 빠르게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 원작사도 성완경 성우의 목소리와 연기에 만족스러워했다. 감수 과정에서 일본어와 한국어의 발음과 관련하여 “오오~ 와차”는 안 되고 반드시 “오오~ 와타”라고 해야 한다는 것뿐 아니라 숨소리와 발음 액센트 등에 관한 꼼꼼하고 인상적인 피드백을 거치며 가다듬은 끝에 추가 수정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너는 이미 죽어 있다." 성완경 성우 더빙 음성
죽은 빌런들이 이계의 틈으로 살아 돌아오다
켄시로 외에 〈아이온〉 세계에 등장하는 빌런으로는 『북두의 권』에서 많은 이가 기억하는 ‘쟈기’와 ‘하트’를 택했다. 사실 원작 초반에 등장한 쟈기와 하트는 이미 켄시로에게 터져(!) 죽은 캐릭터다. 하지만 때마침 시간과 공간을 조정하는 티아마트*의 음모로 미지의 아스테르 던전이 생겼기 때문에 이미 죽은 적들도 되살아나 켄시로와 권성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설정으로 풀어낼 수 있었다.
* 티아마트: 가장 늦게 용제의 반열에 오른 드래곤으로, 대지의 권능을 지니고 있다.
미지의 아스테르 던전의 중간 보스 쟈기(왼쪽)와 최종 보스 하트(오른쪽).
켄시로와 플레이어를 이어주는 최초의 권성
아이온에서 권성이 되어 켄시로에게 『북두의 권』 기술인 북두신권의 일부 가르침을 받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최초의 권성, 사라카엘은 원래 데바였으나 티아마트에게 붙잡혀 탈출하지 못하고 세뇌된 사마엘*의 여동생이다. 그녀는 언니 사마엘을 구하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언니는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상실감과 분노를 느끼던 그녀는 언니의 영혼이라도 구하기 위해 소멸을 각오하고 이계의 틈에 뛰어든다. 그곳에서 켄시로를 만나 북두신권의 오의를 전수받고 권성으로 거듭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사마엘: ‘잊혀진 자들의 텔로스’ 던전에 등장하는 네임드 몬스터. 첫 번째 구역에서는 ‘세뇌된 사마엘(왼쪽 그림)’이 등장하고, 세 번째 구역에서 부관 아누하르트와 전투 중 티아마트의 속박에서 벗어난 ‘분노한 사마엘(오른쪽 그림)’이 등장한다.
플레이어가 이벤트 던전에서 최초의 권성을 직접 플레이하면 켄시로와 자신을 연결해주는 상징적 인물 권성의 매력과 강렬함, 그리고 북두신권 오의의 매력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온〉의 다음 목표와 컬래버레이션
이번 컬래버레이션의 의의는 결국 〈아이온〉을 사랑해준 분들에게 드리는 새로운 재미, 그리고 〈아이온〉을 잠시 떠나 있었던 분들이 관심을 갖고 다시 찾아와주시도록 만드는 계기다. 〈아이온〉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겨주시는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를 드릴 수 있다면 앞으로도 다른 세계관과의 협업을 이어갈 것이다. 특히 〈아이온〉 클래식 서버는 기존 라이브 서버와 다른 새로운 업데이트로 나아가는 만큼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자 한다.
©Buronson&Tetsuo Hara/COAMIX 1983 Approved No.N04-26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