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NC문화재단은 지난 10월 20∼21일 ‘미래 세대’와 ‘창의성’을 주제로 ‘Next Creativity Conference 2022(NCC2022)’를 개최했습니다.
컨퍼런스의 첫 번째 기조강연을 맡은 에스더 워치츠키(Esther Wojcicki)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교육자이자 미국 최대 규모의 저널리즘 프로그램인 팔로알토 고등학교의 미디어 아트 프로그램을 설립했습니다. 에스더는 <How to Prepare Youth for the 21st Century>라는 주제로 청소년들이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강의의 원문을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에스더 워치츠키입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스탠퍼드대학교에 있습니다. 이렇게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개인적 사정 때문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온라인으로 강연할 기회를 마련해주신 컨퍼런스 기획자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청소년들이 21세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나 한국 등 특정 국가들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교육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자 인권 운동가였던 넬슨 만델라의 말입니다. 이 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적용됩니다. 교육은 세상을 바꾸며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고,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합니다.
저에 대해 좀 더 소개하자면 저는 미국 언론인이자 교육가입니다. 몇 년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 Advisory Council) 회장으로 재직했으며 지금은 고문위원단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를 잘 모르신다면 한번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2002년에는 ‘캘리포니아 올해의 선생님상(2002 California Teacher of the Year)’을 받기도 했습니다. 큰 영광이었습니다. 또 팔로알토 고등학교에서 미디어 아트 프로그램을 설립했습니다. 여러분의 대부분이 태어나기 전인 1985년부터 저는 수업에 컴퓨터를 활용했습니다. 컴퓨터에 관심을 가질 때부터 정말 좋은 물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오리건 대학교 언론인 학습 이니셔티브도 공동으로 설립했습니다. 오리건 주의 학교 대부분과 미국의 여러 학교가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언론인 양성 이니셔티브를 통해 선생님들이 언론에 관해 충실하게 수업할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으로 언론에 관한 결과물들도 만들었습니다.
또한 저는 2021년에 한 제자와 같이 Tract.App을 설립했습니다. 대상은 3학년에서 8학년까지의 어린이들입니다. 모든 콘텐츠는 9학년 이상의 학생들이 만들었습니다. 모두 제가 수업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이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실리콘밸리의 대모’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의 제자들이 실리콘밸리에 많이 포진해 있어서 그런 듯합니다. 여러분이 아실 만한 제자도 많습니다. 정확히 누가 그 표현을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저는 혁명을 이끌고자 합니다. 육아와 교육 방법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21세기에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리아나 허핑턴(Ariana Huffington)은 “용감한 육아가 우리 아이들이 최고가 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제 목표이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최고가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자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듣게 될 내용은 저의 아이들과 제자들, 그리고 제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쓴 책에도 기술되어 있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우리가 살면서, 교육에서, 육아에서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T.R.I.C.K.’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T.R.I.C.K.은 신뢰(Trust), 존중(Respect), 독립성(Independence), 협동(Collaboration), 선의(Kindness)를 뜻합니다. 제 이론은, 우리가 육아 방식과 교육 방식을 바꾸면 세상을 바꾸고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학생과 아이들을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믿어주면 아이들도 자신을 믿게 될 것입니다. 무언가 시도하기를 두려워할 때, 책임지는 누군가가 믿어주면 아이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이들을 존중한다는 것은 그들의 생각을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존중은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독립성은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독립성을 부여하라는 뜻이고, 협동은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또한 아이들을 선의로 대해야 합니다.
조지 댄치그(George Danzig)에 대한 일화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인물입니다. 한번은 조지가 수업에 늦은 적이 있었습니다. 조지는 칠판에 적혀 있던 문제 두 개를 숙제라고 생각하고는 적어간 뒤 밤새 문제를 풀었습니다. 조지와 그 일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수업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까 봐 밤새워 문제를 열심히 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문제를 풀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조지는 밤을 새우고 지친 몸으로 학교에 갔습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그 문제는 숙제가 아니라 지난 몇 세기 동안 풀리지 않은 유명한 통계 문제였습니다. 조지는 바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아무도 그가 문제를 풀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조지는 ‘선형계획법(Linear Programming)’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와 인터넷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조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는데, 제 철학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문제들이 숙제가 아니라 풀리지 않은 통계 문제임을 알았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낙담해서 제대로 풀지 못했을 거예요.”
제가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많은 것을 암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똑같이 하고 있지는 않나요? “누군가 해봤는데 그들도 해결할 수 없었을 거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전 세계 시스템이 암기(Memorization)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는 종종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이루어집니다. 사람들은 그냥 암기하고 외운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시험 문제에 답할 뿐입니다. 암기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암기는 창의성과 반대로 작용합니다. 암기는 맞는 답을 찾는 것과 밀접합니다. 시험에서 올바른 답을 찾는 것, 특히 다지선다형에서 그렇죠. 하지만 창의성은 하나뿐인 독창적인 답을 찾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세계 대부분의 학교에서 <T.R.I.C.K.>이라는 철학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학교는 사람들을 신뢰하거나 존중하는 곳이 아니고, 대부분은 독립성도 부여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시만 할 뿐 협동하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학교가 선의로 가득한 곳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학교 문화를 바꾸고 <T.R.I.C.K.>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이것이 중요한지 알 것입니다. <T.R.I.C.K.>이 있는 교실에서는 가장 크게 낙담한 학생일지라도 동기를 부여받습니다. 오늘날에는 좌절하거나 낙담한 학생이 많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는50%의 학생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제대로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황을 개선할 기회도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날 교육 환경에서 적용되는 교육학(Pedagogy)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T.R.I.C.K.>을 사용하면 네 개의 C를 배우게 됩니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기술입니다. 네 개의 C는 듣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 즉 경험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창의성(Creativity), 협동(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입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만 봐서는 창의성을 배울 수 없습니다. 수영을 보는 것만으로는 배울 수 없고, 실제로 자전거를 타기 전까지는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수도 없습니다. 자전거 타는 법에 대한 책을 읽더라도 제대로 탈 수 없습니다. 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협동하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어떻게 의사소통하는지, 어떻게 비판적으로 사고하는지 배워야 합니다. 이런 기술들은 학교에서 직접 해보면서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는 학원들이 있습니다. 학원은 경험을 통한 학습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암기에 집중합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하느냐입니다. 학원이 어디에나 있어야 할까요? 모든 학생이 학원에 다녀야 할까요? 아니면 더 많은 학생이 다녀야 할까요? 학원이 바뀌어야 할까요? 프로젝트에 기반을 둔 학습에 좀 더 집중해야 할까요? 경우의 수가 많지만 확실한 것은 학원이 암기에만 집중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학교 사진을 보면 학생들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 학교에는 <T.R.I.C.K.>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우리는 학교의 노예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상 지시를 받고, 독립적으로 생각할 기회는 없으며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나 선의, 협동할 기회도 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학교 시스템의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만약 암기를 못해서 시험을 망치면 유급을 당하게 됩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암기를 줄이고 창의성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여기 무척 유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TED 강연자지만 안타깝게도 2년 전에 작고했습니다. 바로 영국의 켄 로빈슨 경(Sir Ken Robinson)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창의성 없이 가르치고 있다.” 제 생각은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창의성 없이 성장하고, 오히려 창의성을 없애는 방향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통계 수치를 보면 가장 창의적인 학생들은 유치원에 있습니다. 그 아이들은 아직 학교라는 체제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12학년이 되었을 때에는 5% 정도만 창의적입니다. 유치원에서는 95%였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창의성을 잃어버리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는 “창의성의 가장 큰 적은 상식(Good Sense)”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고민하는 한 다른 사람들은 “안 돼! 그건 상식적이지 않아”라고 말하게 될 테고 그때부터 당신은 결코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저 시도만 해봐도 점수를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창의성에서 어떤 위대한 것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인터넷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절대 암기하지 마라”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작은 컴퓨터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저 빨리 정보를 출력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21세기 최고의 창의적인 사람들은 학교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고등학생 때 낙제생이었을 것입니다. 대학에도 간신히 들어갔고 성적이 좋지도 않았습니다. 이유 중 하나는 의미 없이 외우는 암기를 거부하고, 시험에 필요한 외우기 방식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저 독립적으로 사고했습니다. 빌 게이츠도 하버드대학교를 중퇴했습니다. “더는 암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면서요. 마크 저커버그도 하버드대학교를 중퇴했습니다. 이번 세기에 가장 창의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인 스티브 잡스도 리드대학교를 중퇴했습니다. 그가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에서 축하 연설을 한 내용을 들어보세요.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멋진 연설입니다. 잡스는 자신이 한 일과 인생에서 경험한 것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 과정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어떻게 하면 학교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학교는 전통과 교육을 영속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학교는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앞서 Tract.app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Tract.app의 목표는 교사들이 교실에 창의성을 불어넣도록 하는 것입니다. 모든 시스템이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변화할 수는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프로젝토리는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이런 기회들이 더욱 필요합니다. Tract도 그렇고 프로젝토리도 그렇습니다.
한국 교육은 전통과 과거, 암기, 맞는 답을 찾는 데 집중하고, 학원은 더 많은 부담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컨퍼런스에 계시는 여러분은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학생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들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 스스로를 믿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복잡하고 유동적인 세상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살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학생들이 불확실성 속에서 길을 찾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길을 찾는지 가르쳐주는 일 말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완벽한 정답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지구는 많은 문제에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무척 큰 문제들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적 위험 요소를 타임라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생각하고 계시나요? 생계 유지에 대한 위기도 있습니다. 또 기후 변화에 대응해 수행하고 있는 활동들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사회적인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전염병도 있습니다. 우리가 겪은 코로나19 사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신 건강 저해 문제도 큽니다. 많은 사람이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미국에서는 학생의 50%가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사이버 안보 실패도 있죠. 사이버 정보가 너무 많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부채 위기 그리고 디지털 불평등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경제적인 스펙트럼의 하위에 있는 사람들도 디지털 세계에 합류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그들도 휴대전화가 있어야 하고, 컴퓨터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이제 자산 거품이 꺼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참으로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틀을 깨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런 문제는 풀 수 없어”라고 말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수 세기 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를 풀었던 조지 댄치그를 생각해보십시오.
2004~2021년에는 172억 건의 데이터가 유출되었습니다. 사이버 공격 또한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이버 공격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는 미국이며, 2018년에는 156건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범죄를 막아야 합니다.
가짜뉴스도 문제입니다. 한국이나 미국,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렇습니다. 최초이자 가장 심한 가짜뉴스가 전 세계를 떠돈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몇몇 사람은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지지했다는 내용의 충격적인 가짜뉴스였습니다. 96만 명이 이 뉴스를 봤고, 더 많은 사람이 이를 공유했습니다. 가짜뉴스는 우리가 학생들에게 조심하도록 교육해야 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위키리크스에는 힐러리 클린턴이 ISIS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내용이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모두 가짜뉴스인데 안타깝게도 미국 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죠, 정말 큰 문제입니다.
지금부터 8년 후인 2030년에 존재하는 일자리 중 85%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새로운 직업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고 일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창의적으로나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이미 시작된 이슈도 있습니다. 바로 원격 근무(Remote Work)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원격 근무를 하고 있고, 사무실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미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죠.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AI는 어떨까요? AI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딘가 전화를 걸면 AI가 받습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전자 상거래도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 홈도 있습니다. 집에서 휴대전화를 한 번만 클릭하면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은행 업무나 내비게이션, 보안과 감시 이 모든 것을 AI가 진행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학생들이 이 일들을 해결하도록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요? 문제를 만들었을 때와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하나 더 인용하겠습니다. “암기를 하면서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면, 위험을 감수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보다 창의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정된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능력이 제한될 것이고 성장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고수하려 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의 성공 사례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고정된 마음가짐을 가진 이들은 쉽게 포기합니다. 장애물들이 능력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도전을 회피하고 아는 것에 집착합니다. 자신은 잘하는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장형 마음가짐을 지닌 사람들은 이와 반대입니다.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캐럴 드웩(Carol Dweck)의 『마인드셋(mindset)』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혁신의 가장 큰 적은 전통 그리고 자신이 멍청해 보일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것들이 가장 큰 방해 요소다.” 이 말을 잘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멍청해 보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놀라운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낸 많은 사람은 이것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은 옳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여러분이 옳습니다. 제가 딸들에게 가르친 것 중 하나는 자신을 믿도록 이끌고 도운 것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는 『그릿: 인내와 열정의 힘(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저도 이 책을 자주 추천하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신의 일에 진심으로 임하게 할 수 있을까요? 점수를 매기고 외우게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까요? 아니면 열정과 인내를 갖게 하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T.R.I.C.K.>에서 GRIT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입니다. <T.R.I.C.K.>은 제가 앞서 말한 철학입니다. 학생을 <T.R.I.C.K.>으로 교육하면 GRIT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관심 있고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진심으로 임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친구인 스티브 잡스가 우리 모두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휴대폰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열정을 발휘했는지, 지금도 기억합니다. 1990년대에는 모두가 그의 말을 믿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전화를 받으려면 집에 있어야 했거든요. 사람들은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하려는 일은 여러분이 자신을 믿도록 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를 믿도록 힘을 주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고 기회를 줌으로써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경험이란 수업 중에 친구들과, 아니면 수업 밖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시스템의 지시를 받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제 양육법은 딸이 태어나면서 움텄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제가 정한 목표는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사고하도록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제 양육법은 세 딸아이를 키우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말씀드리면, 수잔(Susan Wojcicki)은 현재 유튜브 CEO이고, 재닛(Janet Wojcicki)은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소아과 교수이며, 앤(Anne Wojcicki)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개인 유전자 회사인 23andME의 설립자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꿈과 믿을 수 있는 힘,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심어주었고 똑같은 것을 학생들에게 주려고 해왔습니다. 여러분도 한국 학생들에게 같은 것을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미디어 아트 프로그램을 만들 때도 이 육아법을 활용했습니다. 이 방식을 제 아이들뿐만 아니라 40년 동안 가르친 미디어 아트 프로그램에도 적용했습니다. 1984년에 20명의 학생과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타자기를 사용했죠.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큰 미디어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10개의 간행물을 펴내고, 700명 이상의 학생과 6명의 미디어 아트 교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프로그램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큽니다. 프로그램을 수강한 아이들은 미디어를 이해할 뿐 아니라 자신을 믿게 되고 또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됩니다. 제가 실리콘밸리의 대모라는 별명을 얻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출판하는 10가지 간행물 중 하나입니다. 2~3주에 한 번씩 27~28쪽 분량으로 출간합니다. 이것 외에도 10개 정도의 간행물이 있습니다. 신문, 잡지, TV, 라디오, 팟캐스트, 영상 디자인 등 분야가 다양합니다. 또한 학생들은 ‘캠프 맥(called Camp Mac.)’이라는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9학년, 10학년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듣고 11학년, 12학년 학생들이 운영합니다. 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아이들에게는 리더십 훈련을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듣는 아이들에게는 저널리즘(Journalism) 입문을 소개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저는 40년 동안 무척 많은 학생을 가르쳤습니다. 저는 학생들 모두에게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관심이 가는 것을 추구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아이들이 실수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법과 자신을 믿는 법을 배우게 했습니다. 핵심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이는 창의성을 위해 정말 중요합니다. 암기에 집중하는 학생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옳은 답만 찾습니다. 사람은 실수에서 배웁니다.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많은 실수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세상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우리는 진보하기 위해 실수해야 합니다. 이 교훈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창의성의 근간이 되는지 생각해봅시다.
교육에서 <T.R.I.C.K.>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학생들을 믿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부여하고, 명령하는 대신 협동하고, 선의로 대해주십시오. 저는 이 내용을 모두 저의 책에도 담았습니다. 아마도 첫 문단에 적은 듯합니다. 육아와 교육에는 노벨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노벨상이 있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두 분야가 인간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방식은 그 아이들의 미래뿐만 아니라 그들이 만들 사회를 결정합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정말 중요합니다. 선생님과 부모님들, 여러분이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한국에 있다면 좋았을 텐데 내년 혹은 다음 기회에 꼭 함께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강연을 들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