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는 ‘인간은 이야기의 숙주’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지만, 바로 이 인간을 통해 이야기가 이어지며 무한한 영속성을 얻게 된다는 뜻입니다. ‘리니지’가 세상에 나온 지 24년이 흘렀습니다. 그 세월 속에서 리니지의 이야기는 방대한 세계관과 그를 지탱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품으며 단순한 게임 속 내러티브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리니지W는 원작에서 150년이 지나 데포로쥬의 후손인 데컨 6세가 통치하는 시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리니지의 오리진(origin)과 함께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기 위해 더 많은 이야기로 무장한 리니지W의 기획 방향과 스토리를 살펴보겠습니다.
리니지W, 무엇을, 어떻게, 긴 고민 끝에 내러티브를 풀어내다
리니지W를 4년간 개발하면서 엔씨는 ’기획’과 ‘스토리’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리니지의 내러티브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핵심적으로 고민했다. 24년간 함께해온 국내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새로이 리니지를 접할 해외 플레이어들도 리니지의 세계관에 자연스레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리니지W가 전작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게임 안에 리니지의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끌어왔다는 점이다. 특히 리니지W로 리니지 IP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 메인 퀘스트에 세계관을 삽입했다. 볼거리가 많아졌기 때문에 기존 플레이어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신규 플레이어들에게는 부담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내러티브를 전달하기 위해 게임 곳곳에 다양한 형식으로 콘텐츠를 배치했다.
다음 고민은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였다. 많은 고민 끝에 ‘초록 물약’, ‘변신’, ‘마법 인형’, ‘인챈트’ 등 리니지에 존재하는 중요한 요소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로 했다. 초록 물약은 어떻게 생겨났고 어디서 만드는지, 화전민 마을은 왜 부랑자들의 마을이 되었는지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여 플레이어가 게임 속 요소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동시에 리니지W의 세계관에 편입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고민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였다. 메인 퀘스트로 굵직한 스토리를 전달했다면, 좀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은 플레이어를 위한 요소도 필요하다. 메인 퀘스트를 돕는 ‘책’은 이러한 콘텐츠 중 하나로 리니지W의 서사를 읽을 수 있는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초반부는 주로 데포로쥬의 수호기사들이나 카스파 패밀리, 오림과 같이 PC 리니지와 원작 만화에 등장한 인물들의 후일담을 깊이 다루면서 원작과의 내러티브를 연결시켰다. 이러한 콘텐츠들을 리니지W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과제’로 강제하지 않고, 플레이어가 보다 넓은 리니지W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싶을 때 선택해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오리진과 뉴 오리진, 하나가 된 거대한 리니지W의 서사
리니지W의 배경은 원작으로부터 150년이 지난 아덴 왕국이다. 이전의 리니지가 데포로쥬와 켄라우헬의 대결 구도가 중심이었다면, 리니지W의 이야기는 데포로쥬의 후손인 데컨 6세가 통치하는 시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전작 리니지의 근본과 리니지W의 변혁을 하나의 서사로 만들기 위해, 옛 영웅들의 후손들이 아덴 왕국의 각 지역에 자리 잡는 이야기와 함께 지역적 특색 등의 세부 요소를 살려 후손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특히, 전작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드래곤 슬레이어 가문인 ‘드루가’의 실체, 과거 용의 던전 6층에서 크레이의 시련을 준 ‘에번트’ 가문의 몰락, 그리고 리니지 신화에 등장하는 두 신 ‘그랑카인’과 ‘아인하사드’의 대립 등 리니지 원작 마니아라면 향수를 느낄 내용도 포함했다.
내러티브가 게임 자체에 완벽하게 녹아들도록 전반적인 분위기도 많이 신경 썼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속 내러티브를 아트, 사운드 등과 조응하며 이해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다크 판타지와 그로테스크한 감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혈맹, 희생 그리고 명예를 담다, 클래스 스토리
리니지W는 군주, 기사, 마법사, 요정 네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선택한 클래스에 따라 각각 클래스별로 다른 튜토리얼과 퀘스트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다른 클래스와의 인과관계가 드러난다. 모든 클래스의 이야기는 결국 리니지의 핵심 콘텐츠인 ‘혈맹’이라는 가치 안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50년 후라는 리니지W의 오리지널 설정 덕분에 새로이 등장한 매력적인 인물들을 통해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며 스토리에 몰입하게 된다. 기존의 네 클래스와 같이, 향후 추가될 ‘다크엘프’ 등의 클래스에도 내러티브적 요소가 추가된다. 플레이어는 각 클래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투, 희생, 배신 등 다양한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리니지 서사와 상호작용하다
상호작용, 리니지W의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이다. 리니지W의 모든 서사는 소모품도, 게임 플레이를 위해 억지로 알아야 하는 과제도 아니다. 리니지W의 퀘스트는 스토리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어떤 퀘스트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 사소한 부분이 바뀌는 정도가 아니라 선택에 따라 등장인물이 죽거나 이야기 흐름 자체까지 분기된다. 또한 플레이어에게 철학적인 고민을 던지기도 한다. 이때 플레이어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세계와 상호작용하면서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엔씨는 리니지W 오픈 이후에도 스토리가 끊기지 않고 서사 속에서 플레이어가 보다 많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하나의 유구한 문화
‘가장 리니지다운 리니지를 전 세계 사람들과 즐길 수 있도록 하자.’ 리니지W는 4년간의 고투 끝에 세상에 나온 게임이다. 원작 만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수많은 플레이어와 함께한 리니지의 내러티브를 엔씨는 리니지W에 녹여냈다. 리니지를 즐겨온 기존 플레이어들은 그동안 몰랐던 리니지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고, 리니지W로 리니지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은 거대하고 매혹적인 세계에 금세 빠질 것이다. 이제 그 세계를 곧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