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中文-繁體

    2022.12.08 The Originality

    Music Designer, Sound Center, 이주만

    즐겁기 때문에 몰입합니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탁월하게 성취합니다. 나아가 더 큰 탁월함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며 성장하는 사람들. 이들은 엔씨에서 좋아하는 일을 펼치며 성장합니다.

    엔씨의 새로운 세대 <THE ORIGINALITY>


    엔씨의 뮤직 디자이너는 작곡만 하지 않는다. 기획과 연출, 커뮤니케이션까지 해내야 한다.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기에는 수많은 업무가 나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다시 말하면 창작자에게 더 많은 자율성이 주어짐을 의미한다. 주도적으로 역량을 펼치고 성장할 수 있어 즐겁다.

    Music Designer, Sound Center, 이주만

    Music Design, Sound Center

    엔씨의 뮤직 디자이너는 게임에서 ‘음원’으로 규정되는 모든 것을 제작한다. 여기서 제작은 단순히 음악 작곡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획서를 보고 어떤 음악이 필요할지 구상하고, 곡을 제작하고, 만든 곡을 실제 게임 엔진에 적용하는 일도 수행한다.

    요즘 유튜브나 예능을 보면 부캐 열풍이지 않나. 뮤직 디자이너도 한 가지 역할보다는 다양한 부캐로 이루어져 있다. 곡을 쓰는 작곡가면서 악기를 연주하고 녹음하는 아티스트고, OST 앨범을 만드는 프로듀서이자 음악을 매개로 플레이어의 경험을 설계하고 연출하는 디자이너다.

    기획과 제작, 연출을 총괄하는 올라운더

    뮤직 디자이너는 개발자의 마음가짐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게임 개발의 프로토타입 단계부터 음악을 기획한다. 게임 개발이 안정화한 이후 시작하면 늦다. 이 시기에는 디렉터, 기획자들과 회의하고 초기 시나리오와 게임 아트 이미지를 살펴보며 음악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게임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장르와 세계관, 캐릭터 컨셉을 토대로 실제 음원을 제작하고 게임 엔진에 적용할 준비를 한다. 음원을 게임 엔진에 적용하려면 코딩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부터 엔진 프로그래머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모든 리소스가 준비되면 뮤직 디자이너가 직접 게임 엔진에 적용한다. 이때 게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경우의 수와 연출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마을에서 사냥터로 이동할 때, 낮과 밤이 바뀔 때 등 각 상황에 대응하는 음원들을 적용한다. 이렇게 설계한 음악들을 플레이어는 게임 콘텐츠와 함께 경험하게 된다.

    플레이어라는 변수가 만드는 연출의 재미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 음악에도 디자인 요소가 있다. 어떤 컨셉의 음악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고 끝나는지를 전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영상 음악 디자인이 XY 축으로 이루어진 2D 세계라면, 게임 음악 연출은 ‘인터랙션’이란 Z 축이 추가된 3D 세계와 같다.

    영상 음악은 1분, 1초, 1프레임까지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지만 게임은 완벽한 설계와 예측이 불가능하다. 바로 ‘플레이어’라는 변수 때문이다. 게임 음악은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고 그 움직임과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게임 뮤직 디자이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래서 더 재밌다.

    음악과 게임의 시너지로 성장하다

    음악이 가져온 인생의 전환점

    원래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생이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피아노도 쳤지만 취미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음악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하지만 한국 입시 제도에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틀에 박히지 않은 곳에서 음악을 하고 싶었고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미국이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능까지 포기한 채 미국 음대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했다. 결국 합격해 보스턴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클래식 전공으로 음대에 진학했지만 4년 동안 클래식 공부만 하려니 재미가 없었다. 재즈나 팝, 힙합, EDM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접해보고 싶었다. 고민 끝에 도달한 결론은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 미디어 음악을 공부해보자’였다. 그래서 세계 최고 미디어 시장이 있는 LA 할리우드로 건너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영상, 게임 음악과 프로듀싱을 배우고 경험했다.

    설득으로 완성되는 퀄리티

    게임을 즐겨 하는 편이다. 엔씨의 게임도 좋아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나도 저런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열정이 나를 엔씨로 이끌었다. 사운드 조직은 지원 부서 역할을 수행하지만 우리는 지원 부서답지 않게 일하는 부서로 꼽힌다. 음악과 관련된 일이면 다른 조직보다 늘 한 발 앞서서 생각한다. 개발 부서에서 요구하지 않아도 프로젝트에 적합한 음악을 기획하고, 사업실에 프로모션용 음악을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다른 업계나 게임회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엔씨 사운드센터만의 일하는 방식이다.

    엔씨에서 가장 큰 배움은 ‘설득’이다. 멋진 곡을 만드는 걸 넘어 우리의 음악이 이 프로젝트에 왜 필요한지 디렉터와 기획자를 설득해야 한다. 때론 협업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벽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럴 땐 벽을 부드럽게 넘는 방법을 고민한다. 우리의 방향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타사의 성공 사례나 트렌드 등 자료를 정리해 공유하거나 개발자 분들을 초대해 발표를 한 적도 있다. 물론 모든 노력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퀄리티의 기준이 있는 한, 설득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성장의 능선을 넘다

    입사 3년 차에 <리니지2M> 담당자로서 게임 런칭을 준비했다. 곡을 만들고 게임 연출을 고민하고 OST를 제작하기 위해 해외에서 오케스트라 녹음도 진행했다. 쉴 틈이 없었다. 출퇴근길에 운전하는 동안에도 ‘빠트린 게 없나?’, ‘퀄리티 업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등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런칭 직전에는 모든 콘텐츠를 플레이해보면서 음악이 의도한 방향대로 구현되는지 체크했고, 출시 전날까지 마지막 빌드를 가지고 밤새 테스트했다.

    게임이 런칭된 후에는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 하면 플레이어들이 좋아하는구나’, ‘이런 연출은 크게 와닿지 않는구나’,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뮤직 디자이너로서 한 발짝 더 성장한 순간이었다.

    믿고 듣는 게임 뮤직 디자이너

    주도적으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엔씨의 뮤직 디자이너는 작곡뿐만 아니라 기획부터 연출, 커뮤니케이션까지 해내야 한다.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기에는 수많은 업무가 나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주어진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단 배움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개발자와 소통하기 위해 언리얼 엔진을 연구하거나 콘텐츠 제작을 위해 영상을 공부하기도 한다. 잘하지 못했던 것을 잘하는 것으로 하나씩 바꿔가는 과정이 즐겁다.

    몰입의 필요충분조건

    게임에서 음악은 BGM, 즉 백그라운드 뮤직이라고 부른다. 직접 드러나기보다 메인 콘텐츠를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이다. 실제로 게임에서 음악에 집중하는 플레이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음악을 끄고 플레이해보면 재미가 반감되고 몰입이 금세 깨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음악이 게임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순간이다.

    플레이어들이 꼭 음악에 집중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제작하고 연출한 음악을 통해 게임에 몰입하고 즐거움과 감동을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내가 더 열심히 일하는 이유이자, 더 잘하고 싶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플레이어가 좋아하는 것이 곧 창의다

    게임 음악은 넓은 범주에서 보면 예술이지만, 결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게임에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음악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한다. 뮤직 디자이너의 역할은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어떤 음악과 사운드를 듣고 싶어 하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찾는 것이다. 창의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지는 수많은 음원과 레퍼런스 안에서 대중이 원하는 바를 읽어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창의가 아닐까.

    음악으로 사랑받는 엔씨를 만드는 일

    뮤직디자인실에서 제작하는 음원들이 대중에게 더 큰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 게임 OST뿐 아니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거나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싶다. 음악만으로도 대중에게 사랑받는, 그런 엔씨를 만드는 데 한 획을 긋는 뮤직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 본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인터뷰 당사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NCSOFT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