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기 때문에 몰입합니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탁월하게 성취합니다. 나아가 더 큰 탁월함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며 성장하는 사람들. 이들은 엔씨에서 좋아하는 일을 펼치며 성장합니다.
엔씨의 새로운 세대 <THE ORIGINALITY>
2022.12.05 The Originality
즐겁기 때문에 몰입합니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탁월하게 성취합니다. 나아가 더 큰 탁월함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며 성장하는 사람들. 이들은 엔씨에서 좋아하는 일을 펼치며 성장합니다.
엔씨의 새로운 세대 <THE ORIGINALITY>
리깅은 게임의 전면에 드러나는 파트가 아니다. “애니메이션 멋지다”라고는 얘기해도 “리깅 잘했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 많은 사람에게 리깅이 알려지면 좋겠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도전하면 좋겠다. 리거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와 우리 팀 모두 리거라는 자부심이 크다.
리깅은 게임 속 캐릭터에 뼈대를 심는 일이다.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하려면 일반적으로 모델링 → 리깅 → 애니메이션 순서로 작업한다. 모델러가 캐릭터를 모델링하면 리거는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이후 애니메이터가 실제 움직임을 만든다.
리깅 과정에서 리거는 캐릭터의 뼈대인 ‘본(bone)’을 관절에 설정하고, 움직이는 방향에 맞춰 축을 정렬한다. 그다음 어느 본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지 설정하는 ‘스키닝(skinning)’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애니메이션 데이터를 올릴 수 있다.
리깅이 잘못된 캐릭터는 무언가 좀 이상하게 움직인다. 게임을 하는데 어떤 캐릭터의 움직임이 어색하면 몰입이 쉽게 깨진다. 게임 속의 어떤 움직임도 이질적이지 않도록 뼈대를 잘 세우는 것. 리거의 중요한 역할이다.
애니메이션의 어원은 ‘살아 있다’를 뜻하는 라틴어 ‘Anima’다. 애니메이터의 역할이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라면, 리거는 애니메이션의 전체적 파이프라인을 개발한다. 즉,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떤 골격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를 설계한다. 골격 구조를 완성하면 이를 애니메이터가 컨트롤하기 쉽도록 컨트롤러도 디자인한다.
리거는 본의 위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표현한다. 근육, 관절, 뼈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해부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실제 뼈의 모든 위치에 본을 박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해부학적 지식을 응용해 작업에 최적화할 수 있어야 한다. 개수가 한정된 본을 어디에 달아야 인간과 최대한 비슷할지 생각하고, 꼭 표현해야 하는 부분과 필요 없는 부분들은 가려낸다.
리거에게는 분석력과 관찰력이 필요하다. 인체를 연구해야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의 뼈는 실제로는 세 개다. 그런데 딱 하나의 본만 설치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그럼 어느 위치가 제일 좋을지 관찰하고 분석하며 최적의 위치와 각도를 찾아낸다. 평소에도 사람이 걸을 때 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피고, 지나가는 사람의 발걸음이나 스스로의 움직임을 습관처럼 관찰한다.
원래 전공은 애니메이션이었다. 1학년 때 모델링부터 렌더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들었다. 기초 수업으로 리깅을 처음 접했다. 그때 처음 받은 과제가 캐릭터에 컨트롤을 달아 리깅해보는 것이었다.
수업에서 배운 게 덧셈 뺄셈이었다면, 이 과제에서는 배운 걸 활용해 사칙연산을 해야 했다. 이것저것 컨트롤을 달아보고 계산해봤다.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게 해보다가 대부분 잘 안 돼서 포기했다. 결국 과제를 마친 건 나뿐이었다.
이때 처음 흥미를 느끼고 전공으로 리깅을 택했다. 학과에서 리깅을 전공으로 선택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두어 명에 불과했다. 그때부터 리거의 길을 걷게 됐다.
광고회사에서 CG(Computer Graphics) 제작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러다 엔씨가 리깅이란 직무를 뽑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엔씨가 이렇게 리거를 따로 뽑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전에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리깅을 자동으로 해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그러다 애니메이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리깅만 전문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프로젝트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리깅도 게임 개발의 독자적 프로세스가 되었다.
처음엔 막연히 게임 리깅도 영상 작업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큰 오산이었다. 게임 프로세스와 리깅의 역할을 잘 모르다 보니 작업량이 적었고 퀄리티가 별로였다. 재미있지도 않았다.
게임은 특성이 명확하다. 그 인터랙션을 이해하니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리깅이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캐릭터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 게임에선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보였다. 리거가 게임 개발의 효율성과 아트 퀄리티를 높이는 데 이렇게 기여할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욕심도 생기고 개선 방향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일이 재밌어졌다.
나는 엔씨에 처음 생긴 리거 중 한 명이다. 그만큼 입사 초반에는 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시행 착오가 많았다. 리깅의 목적은 결국 애니메이션에 사용되기 위함이다. 애니메이터와 협업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작업이 된다.
협업의 첫 번째 관문은 리깅의 역할을 모델러, 애니메이터 등의 연관 파트 담당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커뮤니케이션할 때 말로만 설명하기보다 영상, 그림을 예시로 만들어 보여줬다. 모델러에게 ‘라인을 추가해야 한다’라고 요청할 때도 라인을 그리고 기존 작업물과 비교하며 설명했다. 그러니 상호 간의 이해가 높아지고 소통이 되기 시작했다. 보다 정확한 피드백이 돌아오는 성과도 얻었다.
‘리깅의 끝은 어디냐’ 물으면 사실 끝이 없다. 퀄리티를 높이는 데는 정해진 한계가 없다. 수십 번, 수백 번 작업해도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이 항상 보인다.
퀄리티만큼 일정도 중요하다. 특히 수많은 콘텐츠가 얽혀 있는 게임에선 정해진 일정 내에 퀄리티를 뽑아내야 한다. 그래서 혼자서만 매달리지 않는다. 100% 만족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수준이 되면 팀원들이나 다른 파트에 작업물을 보여준다. 그리고 계속해서 피드백을 받는다. 객관적 시각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리깅은 게임의 전면에 드러나는 파트가 아니다. “애니메이션 멋지다”라고는 얘기해도 “리깅 잘했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관련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리거에 관한 인식이 높지 않다.
더 많은 사람에게 리깅이 알려지면 좋겠다. 그리고 리거의 길에 더 많은 사람이 도전하면 좋겠다.
엔씨에선 리깅이라는 직무를 따로 분리할 만큼 리거의 역할이 크다. 그래서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많다. 필연적으로 각자의 기술력과 장인 정신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한다. 나와 우리 팀 모두 리거라는 자부심이 크다.
리깅은 테크니컬 아트(Technical Art)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활용해 예술을 창작하는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리깅은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길다. 그러므로 반복되는 작업을 자동화해 시간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같은 포즈를 수백 명의 캐릭터에 적용해야 한다면 수백 번 클릭하지 않고 한 번만 하면 적용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 팀은 특히 R&D를 진지하게 생각한다. 회사도 아낌없이 개발을 지원한다. 급한 업무가 끝나거나 중간중간 시간이 생기면 항상 새로운 툴과 기능을 공부하고 공유한다. 리깅은 개인 작업이 많지만, R&D에서는 어느 팀보다 적극 소통하고 교류하는 문화를 가졌다.
게임의 퀄리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언제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그 속도도 빠르다. 게임 비주얼의 수준도 나날이 높아진다.
나는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을 구현해내고 싶다. 리깅은 손으로 하는 작업이 많다 보니 해볼수록 숙달되고, 어떤 표현에 더 힘을 줘야 할지 알 수 있는 감각이 생긴다. 때문에 쏟은 시간과 실력이 비례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쌓아온 시간과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으로 보다 수준 높은 결과를 내는 리거가 되고 싶다. 노련함도 필요하다. 어떤 이슈가 발생해도 태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넓은 시야도 갖추고 싶다.
리깅 분야 전문가로서 퀄리티가 좋은 게임, 너무 재미있어서 빠져들어 플레이하게 되는 게임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아예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데도 참여하고 싶다. 지금의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잘 완수하다 보면 엔씨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본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인터뷰 당사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NCSOFT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