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만든다는 건 전에 없던 세상을 창조하는 일입니다. 화면 속 멋지고 화려한 세계의 이면에는 뼈대부터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고된 작업이 있습니다.
과정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즐거움’의 가치에 확신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즐거움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상상합니다. 이런 즐거움을 향한 고집이 퀄리티를 결정합니다.
우리는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습니다. 엔씨 퀄리티의 시작 < The Originality >
2019.07.03 The Originality
게임을 만든다는 건 전에 없던 세상을 창조하는 일입니다. 화면 속 멋지고 화려한 세계의 이면에는 뼈대부터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고된 작업이 있습니다.
과정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즐거움’의 가치에 확신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즐거움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상상합니다. 이런 즐거움을 향한 고집이 퀄리티를 결정합니다.
우리는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습니다. 엔씨 퀄리티의 시작 < The Originality >
프로그래머의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코딩 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로그래머는 개인주의 성향이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공유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다. 나는 소통이 되는 프로그래머를 원한다.
우리 팀은 모바일 게임에 필요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만든다. 게임 운영을 지원하는 앱도 개발 한다. 게임에 로그인할 때 본인을 인증할 수 있는 ‘NC인증기’와 게임 스트리밍 플레이 서비스인 ‘예티’ 개발도 진행했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의 고객은 주로 사내 개발자들이다. 그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설계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가이드를 만드는 건 물론이고, 오류가 생겼을 때 셀프로 로그 기록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도 기획했다. 플랫폼을 만드는 팀이라 여러 조직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의사 결정할 일이 많다.
모바일을 다루는 팀이다 보니 다른 조직보다 연령대가 낮다. 우리 팀원들은 확실히 개성이 강하다. 그래서 팀으로 일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편이다.
쉽게 해결하기 힘든 문의 사항이 들어오거나 이슈가 생기면, 매일 10분 정도하는 미팅에서 다 함께 이슈를 공유하고 해결한다.
SDK 설계도 같이 한다. 예를 들어 게임 내 상품을 조회하는 API를 만들 때, 연관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사람은 모두 참여하게 한다. 그렇게 회의를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모은다.
프로그래밍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A를 만들어야 하는데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해서 B를 만드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혼자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항상 여러 사람들과 얽혀 일한다. 내 코드를 남들이 봐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운 코드를 짜야 된다. 이것도 결국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간결한 코드를 짜는 것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배려로부터 시작한다.
문제 상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 누구 잘못인지 가리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멋있다. 이건 니 탓이네 내 탓이네 씨름할 시간에 협업하는 게 좋지 않을까.
편견일 수 있지만, 일하면서 봐온 여성 프로그래머들은 능력이 뛰어나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객관적으로 잘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자신감을 가지고 어필할 부분은 어필하면 좋겠다.
우린 팀으로 성과를 낸다. 좋은 성과를 위해선 자기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남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다들 같이 일을 하다 보니 팀에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다. PM이나 다른 팀에서 우리 팀이랑 일하는 게 좋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고 보람 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께서 msx 기종의 컴퓨터를 사주셨다. 집에 베이직 언어 프로그래밍 책이 있었다. 마침 컴퓨터도 있고 하니 따라 쳐보기 시작했다. 진짜 재미있었다. 키보드를 두들기기만 해도 좋았다. 그렇게 흥미를 붙여 컴퓨터 학원을 다녔다. 피아노는 울면서 배웠는데 컴퓨터 학원 가는 건 좋았다.
msx는 게임에도 최적화된 컴퓨터였다. 팩을 꽂으면 바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캐슬> 이라는 게임은 아직도 생각난다. 프로그래밍이랑 게임이랑 신나게 하면서 둘 다 좋아졌다.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딱히 게임 회사를 목표로 한 건 아니었다. 졸업할 때쯤 친구들은 공채 같은 걸 준비했다. 나는 정장 입고 다니는 회사는 가고 싶지 않았다. 딱딱한 분위기는 맞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플레이하던 게임 사이트에 채용 공고 배너가 떴다. 그냥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으로 덥석 지원했다. 복지나 연봉 이런 거 하나도 생각 안 했다.
그렇게 게임 업계에 들어와 엔씨에서 일한 지가 15년이 넘는다. 게임의 빌링 시스템, 운영 시스템 등을 개발하다가 모바일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전향한 계기도 재미있어 보여서였다. 재미와 흥미가 있으면 공부도 재미있다. 하나하나 공부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건 게임밖에 없다. 정말 밤새워 할 수 있다. 요즘은 닌텐도 DS 시절의 게임이 생각나 <데빌 서바이버>라는 턴제 RPG 게임을 하고 있다. 대학 때 정식 발매도 안된 일본 게임에 미쳐서 사전 뒤져가며 몰두해본 적도 있다. 한 달 정도 하니까 일본어 실력이 확 늘더라.
모르는 게 있으면 책부터 찾아본다. 처음에 팀장 됐을 때도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 보통 팀장은 뭘 하는지 공부했다. 프로그래밍은 자연스럽게 배웠다. 그냥 재미있어서 한 거다. 회사 업무 자체가 싫지 않았다. 그러나 팀장은 노력이 필요했다. 책을 엄청 봤다. 지금도 틈틈이 보고, 사내에서 하는 팀장 교육은 가능한 많이 참석하려고 한다.
내가 신입 사원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업무 환경이 많이 변했다. 안 믿기겠지만 그 때는 야근하다가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있었다. 야근과 주말 출근이 당연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시간이 더 중요한 세대들과 일한다. 이런 변화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항상 있다. 이것도 같이 협업하기 위한 방법이다. 내 방식대로만 운영할 순 없고,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꼰대 마인드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이건 조심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흥미가 생기는 분야는 계속 바뀔 수 있지만, 현재는 개발하는 게 제일 좋다. 출시한 프로덕트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면 그게 일하는 즐거움이다. 나는 즐거워야 움직이는 사람이다. 이렇게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