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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4 웃는땅콩

    웃는땅콩, 소중한 인연의 시작

    엔씨의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아이들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행복한 모든 구성원의 응원 속에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가치를 충실하게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가정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웃는땅콩이 가정에 전달한 행복한 에너지는 가족 구성원들이 다시 회사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하는 선순환을 만듭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웃는땅콩 이야기>에 실린 학부모들의 수기를 전합니다. 두 아이 모두 웃는땅콩과 인연을 맺은 IR 커뮤니케이션팀의 박선화 님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열 살이 된 첫째 아이와 일곱 살인 둘째 아이 모두 만 1세부터 웃는땅콩과 함께한 우리 가족. 큰아이는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웃는땅콩은 여전히 우리 가족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이야깃거리다. 여동생이 시시콜콜 풀어 놓는 맛있는 간식부터 요즘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 수업 이야기에 오빠는 의젓하게 맞장구를 친다. 자신의 추억을 되살리며 무척 즐거운 듯이 말이다.

    처음 큰아이를 웃는땅콩 만 1세반에 보냈을 당시, 나도 초보 엄마였기에 궁금하고 모르는 것투성이었다. 그래서 어린이집 선생님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평소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어려운 점을 데일리 노트에 적어 보내면 전문가적 시선과 애정 가득한 마음으로 가득 채운 선생님의 조언이 돌아오는 식이었다.

    특히 둘째가 태어나고 네 살인 첫째에게 틱 장애가 생겼을 때는 선생님이 누구보다 큰 의지가 되었다. 눈을 깜빡이며 시선을 마주치길 꺼리고, 말을 잘하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말을 더듬는 등 갑자기 나타난 변화에 나는 너무나 당황했다. 당시 웃는땅콩에는 큰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나를 위로하며 어린이집에서 아이의 행동과 변화를 꼼꼼히 살피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었다.

    틱 증상을 보였던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전문가의 도움도 받았지만 공동 양육자로 세심하게 아이를 보살펴 준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을 겪으며 웃는땅콩에 가지게 된 깊은 신뢰는 둘째 때도 굳건한 믿음으로 이어져 아무런 걱정 없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웃는땅콩을 너무 좋아하는 둘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말할 정도로 속이 상해서 집으로 왔다. 이유를 물어도 묵묵부답이니 답답할 뿐이었다. 다음 날 아이의 감정을 데일리 노트에 살짝 적어 선생님께 보냈다. 그랬더니 아이는 그날 흐뭇한 표정으로 돌아와 “엄마, 나 오늘 선생님이랑 비밀 이야기했어.”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선생님한테 비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암호로 손목 안쪽을 문지르기로 했다며 배시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진심으로 아이의 감정을 배려해 주는 선생님의 행동에 왠지 모르게 울컥한 감동이 밀려왔다. 아이가 늘 선생님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자신도 선생님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부모들은 그들의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웃는땅콩 선생님들을 만난 이후 나는 모든 교육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음을 항상 실감한다. 웃는땅콩의 가장 큰 자산은 역시 훌륭한 선생님들일 것이다.

    이런 선생님들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서인지 웃는땅콩 아이들은 유독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크고 사랑이 많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이 부분을 더 크게 느낀다. 첫째 아이는 어린이집을 졸업한 후에도 웃는땅콩 친구들과 매달 한 번씩 숲 체험을 하며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대부분 다른 학교를 다니지만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면 공통점이 제법 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순수하다고 할까? 이미 경쟁, 서열, 권력, 비교, 질투 같은 감정을 알 만한 나이지만 그런 부분에 얽매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조금 늦되는 게 아닌지 걱정도 했지만, 지금은 아이들의 순수함이 장점으로 여겨진다. 경쟁보다는 협동하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돕는 것을 자연스럽게 실천하니 말이다.

    웃는땅콩을 졸업한 친구들과 만나면 “그거 시시해. 별로야.” 하는 부정적인 표현보다 “재미있어. 우리 해 보자.” 하는 말을 많이 한다. 또래 남자아이들이 모이면 흔히 생기는 감정적인 긴장이나 다툼 대신 조그만 일에도 서로 호응하고 몰두하며 신나게 논다. 마음이 잘 맞는지, 성향이 비슷한 건지 알 수 없지만 확실히 분위기에서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다.

    직장인으로 주변에 일하는 엄마만 보다 보니 나는 세상에 워킹맘이 꽤 많은 줄 알았다. 하지만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정반대의 현실에 적잖이 당황했다. 30여 명의 같은 반 친구 중에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나를 포함해도 네다섯 명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인지 학교에서 만난 엄마들과의 관계가 아직도 조금 어렵다. 알고 보면 웃는땅콩 엄마들의 사정은 거의 비슷한지라 가끔 모이는 웃는땅콩 모임이 더욱 편안하게 다가온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든 엄마든 저마다의 고충이 생겨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스스럼없이 속마음을 터놓고 서로 위안을 받는다. 내 아이가 혹시 뒤처진 건 아닌지, 조금 부족한 건 아닌지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도 웃는땅콩 가족을 만나면 ‘아무 문제 없이 잘 자라고 있구나’ 하고 안도하게 된다.

    이제 웃는땅콩 가족들은 아이들과 엄마들뿐만 아니라 아빠, 조부모님까지도 모두 돈독한 사이가 되어 서로의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갈 만큼 가깝게 지낸다. 여기에는 사교육을 많이 시키지 않고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고, 즐겁게 사는 것에 의미를 둔 가치관이 잘 맞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웃는땅콩 가족은 서로 마음을 터놓고 육아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고, 불안한 부분을 다독이고 위로해 주는 든든한 인생 친구다.

    이번 주말에도 다섯 가족이 한 아이의 할머니 댁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늘 “아무 걱정할 필요 없어. 잘하고 있잖아.”라고 얘기해 주는 고마운 존재들. 웃는땅콩이 만들어 준 이 소중한 인연이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박선화

    IR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