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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24 Creator Crew

    실리콘밸리의 Venture Capital, 트랜스링크 음재훈

    Creator Crew:
    엔씨의 콘텐츠와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연결해 즐거움을 확장시키는 사람들

    엔씨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입니다. 특히 참신한 기술과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주목합니다. 실제로 즐거움을 강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는 투자해 협업의 기회를 모색합니다.

    이번엔 ‘스타트업’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두 번째 크리에이터는 엔씨의 투자 파트너, 트랜스링크 캐피탈의 음재훈 대표입니다. 그는 실리콘 밸리에서만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투자자입니다. 엔씨는 트랜스링크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참신한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세계를 가장 가까이 경험하는 사람입니다. 그에게 그곳의 생태계와 최근의 이슈를 들어봅니다. 그리고 투자자로서 어떤 가치로 일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Translink Capital 음재훈

    트랜스링크 캐피탈은 어떤 회사인가

    트랜스링크 캐피탈은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반 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다. 2007년 함께 창업했던 동료들과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굳건한 파트너십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 설립 후 총 3개의 펀드를 통해 실리콘밸리 기반의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차트부스트(Chartboost), 탱고(Tango)와 한국의 마켓컬리 등 약 60 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제 4번째 펀드를 운용 중이다.

    우리 펀드에는 실리콘밸리 밖에서 최신 기술 동향을 주시하는 한국, 대만, 일본 등의 다양한 기업이 출자한다. 우리의 역할은 펀드에 투자해준 회사들의 눈과 귀가 되어 실리콘밸리의 투자 기회와 전략적 협업 기회를 연결해 주는 것이다. 회사 이름을 ‘연결하고 이어준다’는 뜻의 ‘TransLinK’로 지은 이유다.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건가

    원래 과학자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학부 때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사실 잘 안 맞아서 많이 놀았다. 그래서 졸업하고 뭘 할까 고민이 많았었다. 그때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좀 있었는데, MBA는 어떨까 싶었다. 알아보니 입학하려면 일을 해본 경력이 필요했다. 경력을 쌓으려고 이런저런 화학회사 제약회사를 찾아보다가 근사한 포스터에 이끌려 가보니 맥킨지였다. 그렇게 몇 년을 컨설팅 펌에서 일하다 MBA에 갔다. 그렇게 과학자에서 비즈니스맨이 되어 지금은 벤처 캐피탈 20년차다.

    그럼 본격적으로 업계에 발을 디딘 건 언제인지

    닷컴 버블이 가득했던 1990년대 후반 MBA를 졸업했다. 싱가포르 기반 벤처 캐피탈 Vertex를 시작으로 삼성의 미국 투자 오피스에서도 일을 했다. 그 후 2007년, 현재 몸담고 있는 트랜스링크를 창업했다.

    미국이 스타트업 5세대라면 한국은 이제 2세대 정도가 됐다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궁금하다. 한국과 비교해서 어떤가

    미국은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숫자가 많다. 그 이유는 미국 내 일종의 ‘클러스터 (cluster)’가 있기 때문이다. 스탠포드나 버클리 등 대학 기반으로 반도체 산업이 발전했고, 거기에서부터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파생되어 왔다. 이 모양이 진화하면서 반도체, 통신장비, 인터넷 인프라가 발전했다. 이어 닷컴이 형성되고 모바일과 클라우드로 진화했다. 그렇게 최근 AI, AR, VR, 로봇 공학, 빅데이터, 블록체인까지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온 것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형성 초기 단계다. 엔씨, 네이버, 넥슨 등이 창업 1세대라면, 이제 2세대 정도가 된 거 같다. 비교하자면 미국은 5세대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생태계 성숙도는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 투자자로서 한국의 스타트업도 꾸준히 지켜봐 왔다. 한국의 스타트업도 그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많이 성장했다.

    그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떤 상황인가?

    미국은 벤처캐피탈 역시 1세대 창업자들이 다음 세대에게 투자, 조언하면서 생태계가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왔다. 반면 한국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책 자금이 들어가는 형태다.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전에 자금이 먼저 들어가는 거다. 그렇게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가치)이 먼저 높아진다. 그럼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가 들어가는 거다. 때문에 투자를 엑시트(Exit, 투자 수익 회수)할 때 얻는 것이 적어진다. 선순환 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한국에도 권도균(프라이머) 대표, 이택경(매쉬업엔젤스) 대표나 장병규(본엔젤스) 대표 등 다음 세대 스타트업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사례들이 있다. 이런 모습이 다음 세대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성공으로 가기까지의 시간도 줄인다. 지속된다면 3세대, 4세대로 갈수록 더 가속화가 될 것이다.

    넥스트 징가와 카밤 또한 플랫폼 변화에 민감한 회사일 것이다

    최근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다소 주춤한 것 같다. 트랜스링크는 블록체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블록체인을 게임 산업과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트랜스링크에 펀드에 자금을 출자해 투자자로 간접 참여하는 기업들이 많다. 트랜스링크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미리 체득하고 그것을 LP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AI, AR, VR과 같이 블록체인 역시 새로운 기술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게임과 블록체인의 접목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카밤(Kabam) 출신의 케빈 추(Kevin Chou)가 수장인 게이밍 스타트업 ‘Forte’를 참고할 수 있다. 디지털 아이템 거래는 사기나 블랙마켓 문제 등으로 활성화가 어렵다. 그럼 블록체인을 활용해 그 안에서 보장하는 디지털 아이템을 만들고 거래를 유도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각각 고유 아이템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럼 한정판 디지털 아이템을 나눠주고 아이템들을 결합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드는 일련의 행위들이 가능하다. 또한 게임을 공유했을 때 리워드를 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미국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수가 한국보다 월등히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상장한 우버(Uber) 등 미국의 여러 유니콘 기업들이 상장 직후 성과가 낮다고 들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 우버의 경우 시가총액 1천억 달러(약 121조 원) 이상의 성과를 냈으니 사실난 엄청난 성공으로 볼 수 있다. 과거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상장 직후에는 주가가 떨어졌으나 다시 반등했다. 몇 달간의 지표로 실패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물론 상장 후 성과가 기대보다 낮기 때문에 버블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이 영향으로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 거품이 빠지고 있다. 투자하기에는 적기라는 것이다.

    징가(Zynga), 카밤(Kabam) 등 실리콘밸리에서 떠올랐던 게임사들이 있다. 요즘 상황은 어떤가. 넥스트 징가나 카밤은 누가 될까?

    징가와 카밤은 모두 플랫폼이 변화할 때 기회를 잡은 회사였다. 다음 플랫폼은 VR 또는 AR이라고 생각한다. 초기에 VR의 과장된 평가와 기대 때문에, 그에 못 미친다는 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100만 불 이상 매출이 나오는 게임이 다수 있다. 매출만 1천만 불 이상을 기록한 게임도 있다. 소셜 게임과 모바일 게임도 그렇게 성장해왔다.

    넥스트 징가와 카밤은 이런 플랫폼의 변화 속에서 나올 것이다. 그간 VR 시장은 고사양의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평범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양분되어 왔다. 이제는 오큘러스 go, 오큘러스 퀘스트와 같이 합리적 가격으로 높은 수준을 경험하는 기기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트랜스링크가 보는 앞으로의 투자 트렌드

    AI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과 보안 영역의 기업형 AI에 관심이 많다. 핀테크와 관련한 B2C 플랫폼은 점점 많아지고, 이는 기존 금융기관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를 이용한 운영 최적화를 시도하고 있다.

    보안은 최근 가장 활발히 인수와 투자가 일어나는 영역이다. 투자 검토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누구나 특정 사이트에서 해킹 툴을 구매할 수 있고 AI를 이용한 해킹도 많이 일어난다. 이를 막으려면 더 진화된 AI 모델을 통해 학습하고 적용해야 한다. 때문에 AI를 활용한 방어 도구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이외에도 로봇, 블록체인, 드론, VR 등 새로운 기술에 관련한 모든 분야에 관심이 있다.

    창업의 디폴트는 실패다

    일 외에 재미를 느끼는 분야가 있는지

    최근에 봤던 가장 신선한 영화가 <겟아웃>이다. <매트릭스>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비슷하다.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는 일을 완전히 잊기 위해서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한다. 일할 때는 화끈하게 몰두한다. 퇴근 후엔 정신없이 몰입할 수 있는 영화나 게임에 빠져 일을 완전히 잊어버린다. 최근에 아들이 첫 월급으로 PS4를 사줬다. 게임하느라 잠을 못 자고 있다. 깰 때까지 못 잔다. <삼국지>도 밤새워 했고, 최근엔 <마블 vs 캡콤: 인피니트> 때문에 못 자고 있다. 마지막 단계를 못 깼다.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

    창업의 디폴트는 실패다. 논리적으로 하면 안 된다. 그런데 그 성공 확률 낮은 데 뛰어들겠다는 게 창업자다. 다른 곳에서 더 안정적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미친 거다. 가만있어도 잘 될 텐데 왜 그래? 근데, 그래서 멋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것. 이 일은 굉장히 재미있다. 여전히 창업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받는다. 그들은 정말 각양각색에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곤조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는 것 같다. 그들과 대화하고, 목표를 같이 하고, 성공하게 만드는 이 역할이 좋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성공하기까지 옆에서 함께하는 것. 마치 자식 잘 키운 부모가 된 느낌이다. 잘 키워 대학 졸업시키고, 대학 졸업식에 가는 짜릿함. 이 보람을 계속 느끼고 싶다.

    * 본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인터뷰 당사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NCSOFT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