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르의 아버지는 드루가를 뛰어넘는 드래곤 슬레이어를 배출하기 위해 용의 피를 이용하는 사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용의 피를 체내에 주입하면 대개는 독기 때문에 죽지만, 소량을 일정한 간격으로 투여하면 신체의 능력과 오감이 비약적으로 발달한다. 위험 때문에 그동안 머뭇거렸던 디아르의 아버지는 자신의 몸에 용의 피를 실험하고 나서 하나뿐인 아들 디아르에게도 용의 피를 주입하기에 이른다. 다행히 디아르는 용의 피를 받아들이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디아르는 16세가 될 때까지 용의 피를 주입받으며 혹독하게 훈련했다. 아덴에 존재하는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단련하고, 에번트 가문의 대드래곤 병기를 만드는 법과 사용법도 익혔다. 16세 생일날, 디아르는 처음으로 용을 사냥하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드루가 가문의 감시를 뚫고 거대한 질풍의 드레이크를 홀로 상대해 쓰러뜨렸다. 드레이크의 목을 꿰뚫어 뜨거운 피를 뒤집어쓰는 순간 디아르는 성취감, 흥분과 함께 강한 희열을 느꼈다.
디아르의 아버지는 에번트 가문의 복권을 위해 디아르가 힘써주길 원했다. 디아르는 틈만 나면 사냥할 용족을 찾아다녔지만 이미 드루가 가문이 아덴 전역의 드래곤을 감시하고 있었다. 디아르는 원하는 만큼 피를 보지 못하자 점차 욕구불만이 쌓였다. 이제 에번트 가문의 복권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그의 피 중 절반이 용의 피였고, 그저 원하는 만큼 드래곤과 싸우다 죽는 것만이 삶의 이유였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에서 아버지는 걸림돌이었다. 결국 그는 아버지를 비롯해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모두 살해해버렸다.